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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민의심리경영] 마음의 건강수명을 늘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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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2-21 20:50:19 수정 : 2015-12-21 20: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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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건강수명’이란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말 그대로 건강하게 산 기간을 뜻한다. 계산법은 간단하다. 평균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활동하지 못한 기간을 빼면 된다. 이제 몇 살까지 목숨을 유지하느냐 하는 그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활기차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100세 시대라고 해도 아프고 골골대면서 그때까지 사는 것은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건강수명을 평균수명보다 더 중요한 지표로 사용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2년 기준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약 82세인데 건강수명은 73세이다. 결국 우리는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건강수명의 핵심에는 마음 건강이 있다. 마음이 괴롭고 편안하지 못하면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끔찍한 고문이다. 그러니 마음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기간 즉, 마음의 건강수명을 늘려야 한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우종민 인제대 서울백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
현재에 몰입하자. ‘차를 마주하면 차를 마시고, 밥을 마주하면 밥을 먹으라’는 말이 있다. 지금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지 못하면 그만큼 나는 현재를 살지 못한다. 과거의 상처나 배신을 되씹고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동안 현재는 흘러가버린다. 막연히 최악의 결과를 떠올리며 미래를 불안해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 번 흘러 보낸 현재는 돌아오지 않는다. 영영 잃어버린 세월이 된다. 그러면 내가 살아낸 마음의 수명은 짧아진다.

뇌과학적으로 보자면, 현재에 몰입할 때 기억의 스냅 샷이 자주 찍힌다. 시간당 경험하는 장면이 많아진다. 그래서 기억의 재생시간이 매우 길어진다. 하지만 몰입을 하지 못하면 기억의 스냅 샷이 띄엄띄엄 찍힌다. 기억이 옅어진다. 분주하기는 했는데 뭘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자. 기억의 스냅 샷을 자주 찍고 강한 체험을 하자. 그러면 삶을 ‘많이’ 살 수 있다.

몰입하려면, 멀티태스킹(multitasking-다중작업)을 줄여야 한다. 한 번에 한 가지씩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중간에 방해받지 않아야 한다. 쉴 새 없이 울려대는 알림음은 마음의 건강수명을 단축시킨다. 하루에 한 번 몰아서 전자우편을 확인하고, 전화를 걸지 않을 때는 휴대전화도 꺼놓는 게 좋다. 건강수명은 매 순간에 자신의 100%를 바쳐야만 받을 수 있는 선물이다.

즐거움은 찾아서 음미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좋다. 쾌락을 단시간에 얻으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긴다.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도 한 번에 과도하게 먹으면 살이 찌고 부작용이 생긴다. 하지만 조금씩 자주 음미하면, 감미로운 쾌감을 계속 느낄 수 있다. 운동도 남을 이기려고 무리하면 다치기 쉽다. 하지만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을 음미하면서 꾸준히 실천하면 건강수명이 길어진다. 그러니 일상생활에서 즐거움을 찾아 그 느낌을 음미하는 습관을 들이자.

“삶의 가치는 그 기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어떤 사람은 ‘오래’ 살지만, ‘적게’ 산다. 충분히 ‘많이’ 살았는지 여부는 햇수가 아니라 당신의 의지에 달려 있다.” 철학자 몽테뉴의 말이다.

우종민 인제대 서울백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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