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기간에 별도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양자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COP21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우리의 신산업 육성 비전을 정상·정상급 인사 140여명에게 강조한 것은 결국 향후 국제적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에너지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스마트그리드·에너지저장장치·에너지관리시스템 등 분야에서 우리가 강점을 지녀 신시장 진출에 유리하다는 것이 박 대통령 인식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스마트 시티와 스마트 빌리지 모델을 아랍에미리트(UAE)와 모잠비크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박 대통령은 “파리 총회가 개최되는 시간이 역사적 2주일”이라고 강조하며 에너지 신산업과 관련해 전력 프로슈머 시장 개설, 스마트 공장 확대, 탄소제로 섬 등의 신산업 육성 정책을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파리 근교 르부르제 전시장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영접을 받아 기후변화 정상회의 행사장에 입장했다. 반 총장은 유엔수장 자격으로 총회 의장국인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함께 정상들을 영접했다. 행사장에 입장한 박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반갑게 인사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단체 기념촬영 행사에서 옆자리에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에 임했다.
◆청정에너지 R&D예산 두 배 늘리기로
박 대통령이 미국·인도·프랑스 주도의 ‘청정에너지 혁신미션’ 참여를 결정하고 전날 출범식에 참석한 것도 에너지 신시장 선점을 통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박 대통령은 출범식에서 “한국은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서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적극 공유하고자 한다”며 혁신미션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참석 정상들은 공동성명서를 채택하며 청정에너지 연구·개발(R&D) 투자를 2배 확대하고 민관이 R&D·기술 상업화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 등 민간 투자자들의 ‘에너지 혁신 연맹’(Breakthrough Energy Coalition)과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민간 부문의 적극적 참여는 박 대통령이 혁신미션 실행방안으로 제안한 내용이다. 우리 정부도 청정에너지 R&D 예산을 두 배로 늘리고 민간 투자자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예정된 시간에 맞춰 출범식에 참석했으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각’으로 행사 시작이 지연되면서 45분간 기다린 끝에 한·러 정상회담을 위해 자리를 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행사에서 직접 기념사를 하지 못했다. 대신 우리 측은 혁신미션 측에 박 대통령 서면 기념사를 전달했고 미션 측은 이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파리=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