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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인재가 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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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2-01 21:54:08 수정 : 2015-12-01 21: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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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키운 두뇌 능력발휘할 공간 없어
R&D투자 인재양성 적극 지원해야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한 2015년 세계인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재 경쟁력은 전체 61개국 중에서 31위를 기록했다. 세계 10위권에는 스위스와 덴마크와 같은 유럽 국가가 포진해 있으며, 비유럽국가는 캐나다와 싱가포르뿐이다. 우리나라는 예년보다 순위가 상승했으나 아시아에서도 홍콩(12위)이나 말레이시아(15위)뿐 아니라 대만(23위)이나 일본(26위)보다 뒤처져 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IMD는 인재 경쟁력을 제고시킬 요인으로 투자와 인재계발 요인, 인재 흡입력 요인, 인재의 준비성 요인으로 나누고, 이 요인을 대표할 다양한 지표를 종합해 순위를 매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투자와 인재계발요인에서 32위, 인재 흡입력 요인에서도 32위, 그리고 인재의 준비성 요인에서 31위를 했다. 즉 모든 요인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주목할 대목은 인재 흡입력 요인에서 몇 개의 지표가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생활비 수준이 56위를 기록했다. 놀랍게도 근로자의 동기부여에 대한 평가도 54위에 그치고 있으며, 두뇌 유출이 경쟁력을 저해하는가에 대한 평가도 44위를 기록했다. 삶의 질도 40위를 기록해 크로아티아(39위)보다도 아래다. 우리나라가 금전적 보수 측면에서 상당히 우위가 있음에도 이러한 지표 때문에 인재 흡입력이 떨어졌다. 인재의 준비성에서도 많은 문제가 드러났다. 국제적 경험(47위)과 유능한 경영자(44위)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교육(38위)과 경영자 교육(38위)도 경제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교육 성취도(4위)가 매우 높았음에도 인재가 양성되고 활용되는 생태계가 무너졌다는 사실이 확연히 드러났다. 준비된 인력이 양성되고 이러한 인력이 활용될 흡입력이 구축돼야 열심히 일하려는 동기가 부여되는 것이다. 현재 고급 인력을 양성해도 이들이 활동할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악순환에 빠져 있다.

기본적으로 대학이 경쟁력 있는 글로벌 인재를 더 많이 고용하고, 평생 함께 일할 소수의 사람을 뽑기보다는 더 많은 젊은이에게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 국내외에서 학위를 취득한 고급 두뇌가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연구 역량을 쌓아야 하지만 좀처럼 기회를 갖지 못한다. 2015년 기준 전체 고등교육기관의 전임교원 수는 9만215명이지만, 2015년 한 해에만 1만3077명이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를 취득해도 고등교육기관에서 일할 기회는 적다. 정작 고등교육기관에서는 전임교원 1인당 약 30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따라서 대학이 교육 및 연구 환경을 개선하고 고용을 늘림으로써 인재 양성과 활용의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기업도 보다 적극적으로 더 많은 글로벌 인재를 채용해야 한다. 기업이 글로벌 인재를 유치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기업의 혁신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긴요하다. 경영자의 역량 제고와 자기 계발을 위해 산학협력을 통한 재교육 시스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국가혁신체제를 개혁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 대비 연구개발투자 비중이 2014년 기준 4.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위권이다. 이렇게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과학 논문의 영향력과 국제 협력 수준은 OECD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이것은 국가혁신체제의 효율성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정부는 연구개발 사업의 선정과 평가를 강화하고 연구결과에 책임지는 연구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연구개발투자의 일부를 고급 인재 양성 및 활용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천연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근로자의 동기부여가 떨어지고 두뇌가 유출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문제점을 파악한 만큼 적극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기대한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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