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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하면 사망까지… 노인낙상 예방이 더 중요
노인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시기가 겨울이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의 영향으로 심혈관질환에 노출될 수 있고, 독감·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이 낙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넘어짐’(손상·낙상 등)으로 진료를 받은 노인은 198만명이었다. 진료비는 약 5조원으로 2010년부터 연평균 10.3%씩 꾸준히 증가했다. 젊은 사람에게는 가벼운 부상 정도이지만 노인에게는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노인 낙상’의 위험성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매년 증가하는 노인 낙상, 겨울철 더 위험

낙상이란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넘어져 신체에 손상을 입는 사고를 말한다. 낙상사고는 겨울에 발생하기 쉽다. 영하의 날씨로 길 곳곳이 얼어붙어 미끄러워지고, 겹겹이 껴입은 옷들로 몸 움직임은 둔해진다.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움츠리고 걸으면 더욱 위험하다.

낙상사고는 노인에게 자주 발생한다. 젊은 사람은 넘어지려 할 때 민첩한 운동신경으로 몸의 중심을 잡거나, 넘어지더라도 튼튼한 골격과 근육이 보호작용을 해 건강상 큰 손상을 입는 일이 드물다. 반면 노인은 시력이 저하돼 주변 위험 요소를 감지하기 어렵고 위기상황에도 반사동작이 빠르지 않아 잘 넘어진다. 노인은 노화 탓에 근육량이 줄고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져 작은 낙상에도 큰 골절상을 입을 수 있다.

대한노인재활의학회가 60세 이상 노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7%가 낙상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38.9%가 무릎, 16.7%가 허리, 11.1%가 골반을 다쳤다고 응답했다. 낙상을 경험한 노인 중 40%가량이 골절상을 입었고, 이 가운데 90일 이상 입원한 노인이 40%였다.

뼈가 약한 노인이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고관절 골절이다. 노인은 척추가 굳어져 무게중심이 뒤로 이동하기 때문에 주로 엉덩이 쪽으로 넘어진다.

엉덩이뼈는 부러져도 석고고정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가 힘들기 때문에 환자의 90%가 72시간 안에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할 때는 전신마취를 해야 하지만 몸이 많이 쇠약한 노인은 전신마취가 어려워 치료가 힘들어진다. 수술 후에도 회복을 위해 누워서 생활하게 되면서 근육량이 줄고 심장과 폐 기능이 떨어져 식욕부진을 겪거나 욕창, 폐렴 같은 합병증이 쉽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노인 고관절 골절 환자는 수술 후 2년 이내 약 3분의 1이 사망하며 25%가량은 야외 보행이 불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평소 건강관리, 예방습관이 중요


노인의 낙상에 따른 골절은 일단 수술이 잘 되었다고 해도 이후 삶의 질이 저하되기 쉬우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으로 몸의 균형감각과 반사신경을 유지하는 것이다. 운동은 점차 단계를 높이며 규칙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자치단체, 문화센터 등에서 노인 낙상예방 운동교실을 운영하므로 이 같은 프로그램을 찾아 체계적인 낙상 예방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좋다.

1년에 최소 한 번 안과검진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시력이 나빠지면 낙상의 위험이 증가하는데 노인층에 흔히 나타나는 녹내장이나 백내장은 시력을 제한할 수 있다. 눈 건강에 이상이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수술을 받고 새로운 시력에 적응할 때까지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평지나 계단을 보행할 때 다초점 렌즈를 착용하는 것은 시각을 왜곡시켜 위험하므로 피한다.

의사나 약사를 통해 복용하는 약을 검토해봐야 한다. 졸립거나 어지럽게 하는 약들은 낙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 꼭 필요한 약만 먹도록 한다. 낙상 사고의 절반은 집안에서 일어나므로 집안에서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욕실에 미끄럽지 않은 타일이나 고무판을 깔고,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낮은 선반에 놓고, 문턱을 없애거나 집안을 밝게 하는 등 조치가 도움이 된다.

낙상이 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비타민D와 칼슘을 복용하는 것도 좋다.

대한노인재활의학회 강성웅 이사장은 “낙상은 가정뿐 아니라 병원, 요양원 등 어디든지 일어날 수 있으며 낙상에 따른 골절 등은 심각한 신체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라며 “낙상 후 후유증을 치료하기보다 예방할 방법들을 모색하는 것이 절실한 시대”라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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