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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잊은 잦은 비에… 농작물 '습해' 주의보

입력 : 2015-11-29 20:12:01 수정 : 2015-11-30 00: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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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량 적어 곶감 무르거나 썩어
감귤도 당도 떨어져 상품성 줄어
가격 하락 불가피… 농민들 시름
‘가을장마’라고 할 만큼 때를 잊은 잦은 비에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확을 앞둔 농작물이 과도한 수분에 따른 습해로 생산량 감소와 상품성이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충북 영동군은 다음 달 18일 개최 예정인 곶감축제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가을장마로 곶감이 물러터지거나 썩는 피해가 확산되기 때문이다. 농민들의 걱정이 깊은 마당에 시끌벅적한 잔치를 벌이기도, 코앞에 닥친 축제를 취소하기도 마땅찮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영동지역에서는 한 해 6500만개의 곶감이 만들어진다. 전국 유통량의 7%, 충북 유통량의 7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이틀에 한 번꼴로 내린 비 탓에 지역 내 곶감의 30% 이상이 마르지 않고 썩거나 꼭지가 물러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밀폐된 건조시설과 제습기 등을 갖춘 곳은 그나마 덜하지만, 재래식 건조시설에 의존하는 영세농가는 60∼70% 이상 피해를 봤다.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상주곶감은 올해 1만400t이 생산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경북 상주지역에 119㎜의 비가 내리고, 흐리거나 안개 낀 날이 계속되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농가에서 대형 온풍기와 선풍기 등으로 곶감 말리기 작업에 나섰지만 예년보다 생산량이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 장성군은 160개 곶감 생산 농가 중 108개 농가가 피해를 입었다. 생산 대비 피해율은 56%로, 절반 이상의 농가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장성은 매년 곶감 63만개를 생산해 50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지역이다.

제주 감귤 농가도 비상이 걸렸다. 노지 감귤 출하가 시작됐지만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귤농가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경락가격 1만원도 뚫렸다. 이달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내리면서 썩는 감귤이 급증하고 가격도 덩달아 하락했다. 나무에 달린 감귤이 수확기에 비를 맞으면 썩게 돼 치명적이다.

이달 강수량은 한여름 수준인 100.3㎜로 집계됐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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