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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발라 수갑 빼낸 인천 도주범, 도주 중 세상' 하직'할 결심

입력 : 2015-11-29 12:47:43 수정 : 2015-11-29 13: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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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을 찬 채 달아났다가 열흘 만에 붙잡힌 30대 도주범이 편의점에서 산 오일을 발라 수갑에서 손목을 빼냈으며 공개수배 된 뒤 스스로 세상을 등질 결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인천 남부경찰서는 지난 18일 달아났다가 전날 검거된 송모(37)씨의 도주 경위 등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송씨는 18일 오후 6시 40분쯤 남부서 마당에서 형사 2명과 함께 담배를 피우다가 갑자기 형사들을 밀치고 1m 높이 철망을 넘어 달아났다.

형사 2명이 곧바로 뒤쫓았지만 철망에 걸리거나 빗길에 넘어지면서 다치는 바람에 놓쳤다.

송씨는 담을 넘은 뒤 상대적으로 헐겁게 채워진 왼쪽 수갑에서 손목을 빼내 오른손에만 수갑을 차고 있다가 다음날인 19일 편의점에서 산 오일을 이용, 수갑을 빼냈다.

송씨는 도주 이후 부인과 지인에게 연락해 도피 자금으로 자기 돈을 포함해 700여만원을 챙겼다.

이어 서울·수원·부천 일대를 돌아다닌 송씨는 택시비 지출에 부담을 느껴 미등록 불법차량인 '대포차'를 구입, 도주 행각을 이어갔다.

경찰이 26일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는 등 공개수사로 전환하자 송씨는 상당한 압박감을 느낀데다 가족에 대한 죄책감에 자살을 시도하려 번개탄도 구입해 차량에 싣고 다녔다.

경찰은 송씨가 서울에서 대포차를 구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추적 끝에 28일 대전의 한 여관에서 송씨를 체포했다.

전과 12범의 송씨는 "뇌출혈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교도소에 다시 들어가면 죽을 것 같고 가족들이 생각나 도망쳤다"고 했다.

송씨는 "불륜 사실을 알리겠다"며 여성을 협박, 5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지난 17일 체포됐다.

경찰은 송씨의 도피를 도운 부인과 지인 등 2명을 범인도피교사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송씨에 대해 도주죄와 공갈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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