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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번뇌’ 깊어가는 조계종

입력 : 2015-11-27 19:05:50 수정 : 2015-11-27 19: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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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공권력 투입 우려… 화쟁위 갈등 중재 노력 불구… 경찰 “화쟁 대상 아냐” 강경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 문제로 조계종 종단이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한 위원장 연행을 위해 경찰력이 조계사에 투입된다면 이는 13년 만의 경찰력 진입 사태다. 경찰은 2002년 조계사에 진입해 파업 중이던 발전노조 조합원을 단 5분 만에 체포한 바 있다. 현재 조계사에는 스무명 남짓의 스님들만 거처하고 있어 경찰이 진입한다면 사실상 물리적인 저지가 어려운 실정이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기거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경찰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이제원기자
한 위원장은 지난 16일 오후 10시쯤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경내로 피신해 조계사에 신변 보호를 요청한 이후 18일 조계종 화쟁위에 중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조계종 화쟁위는 민노총 측이 제의한 노동계와 정부 간 대화의 중재에 나섰으나, 이제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화쟁위는 지난 19일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픕니다’라는 첫 입장문을 통해 민노총 중재 제안을 수락하면서 ‘당사자와 정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지혜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4일에는 2차 연석회의를 열고 ‘평화로운 시위 정착에 모두가 노력하자’ ‘대화 주최 측과 경찰 및 정부가 참여하는 대화의 장 마련에 힘을 다하겠다’ ‘범종교계가 함께 지혜로운 해법을 모색하자’는 결과문을 발표했다.

27일 오전 민주노총 간부들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의 거취 문제에 대한 입장이 담긴 발표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쟁위는 경찰 측으로부터 ‘법 집행기관으로서 준법의 문제는 화쟁의 대상이 아니다. 다만 한 위원장이 자진 출석 등 적법 절차 준수와 준법집회 다짐 조짐이라면 대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만 확인한 상태다.

한편, 종단은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내달 5일 서울광장에서 1만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과 관련해 지난 25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제9차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를 열고 ‘대국민 호소문’을 내놓은 바 있다. 스님들은 호소문에서 ‘집회 주최 측은 평화롭게 시위하고, 경찰은 적법하게 질서가 유지되도록 해달라’ ‘정부와 국회는 다양한 국민들의 여론을 듣고 해법을 모색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 관련 입장발표문이 발표된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 불교여성개발원 앞에 경찰력이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이날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우리 스님들이 12월 5일로 예정된 2차 민중총궐기대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평화의 울타리 역할에 나서 달라고까지 제안한 상태여서, 끝까지 헌법에 보장된 시민의 기본권이자 집회와 표현의 자유 일환인 노동권의 집회가 평화적 시위로 정착되도록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화쟁위 정웅기 대변인은 “비폭력 평화가 제일 원칙이며, 기도로 우리의 마음을 전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정성수 문화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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