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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민화즉공명립(民和則功名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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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1-27 21:59:11 수정 : 2015-11-28 01: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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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정치에 있어 화합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임금이 한 나라의 정치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신을 바로 세우면 된다”며 “여러 중신들의 의견을 거슬러 그들을 분노케 하지 않고 화합해 따르도록 만들면 된다. 여러 중신들이 따른다는 것은 한 나라가 따른다는 것이다.(不得罪於巨室 巨室之所慕 一國慕之)”고 강조했다.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 등으로 나뉘어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 사회는 배려와 단합이 그 어느 때보다 요청된다. 이러한 때 ‘한국 민주화의 거목’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 전 마지막 당부로서 ‘통합’과 ‘화합’을 강조했기에 그 울림이 크고 깊다. 이른바 ‘휘호(揮毫) 정치’를 펼친 것으로 잘 알려진 김 전 대통령은 전유물처럼 인식되는 ‘대도무문(大道無門)’ 외에 사실상 국민을 향해 남긴 유언인 셈이다. 삶의 매듭을 짓는 단계에서 후진들에게 남긴 큰 뜻이 오늘 더욱 가슴에 깊숙이 닿는다. 누구보다 정치권이 여·야 간 진영논리를 벗어나 나라와 국민을 위한 대의의 길에서 ‘통합’과 ‘화합’의 의미를 생각하고 행동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 관중이 지은 ‘관자’ 오보(五輔)편은 정치인이 갖춰야 할 다섯 가지 덕목을 말하고 있다. 그 가운데 주목되는 내용은 “정치인이 무능하면 백성은 흉악해져 현인은 물러나고 간신이 설친다(賢人退 奸民進)”며 “백성이 화합해야 공동체를 위해 일하고 이름을 빛낼 수 있다(民和輯則功名立矣)”고 말했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의 삶을 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로 이제 남은 자들의 책임이 더욱 커졌다. 우리나라는 지금 격동의 글로벌시대에 경제와 안보, 도덕성 등 여러 부문에서 미증유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불황 극복과 평화통일을 이뤄 선진민주복지국가를 건설하는 길은 국민화합에서 찾아야 한다. 그게 바로 그제 국가장을 치른 김 전 대통령이 바라는 길이 아니겠는가.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民和則功名立 : ‘백성이 화합해야 공동체를 위해 일하고 이름이 빛난다’는 뜻.

民 백성 민, 和 화할 화, 則 곧 즉, 功 공 공, 名 이름 명, 立 설 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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