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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극단세력의 테러… 美 기독교 복음주의가 불쏘시개”

입력 : 2015-11-27 19:47:26 수정 : 2015-11-27 19: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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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식 지음/페이퍼로드/1만8000원
거룩한 제국/정태식 지음/페이퍼로드/1만8000원


‘거룩한 제국’은 최근 이슬람 극단세력 테러의 한 배경에는 미국의 기독교 국가주의-패권주의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만들어낸 갈등 구조이다.

저자는 9·11테러를 일으킨 알 카에다에 대한 보복이라며 이라크를 침공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청교도 이주라는 건국사를 가지고 있는 미국에서 종교는 탈제도화 대신에 ‘공공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출현한 근본주의적 복음주의는 성서를 완고하고 보수적으로 해석하면서 사회적, 문화적 개방의 흐름에 강한 저항을 해왔다. 부시 행정부 시절 이라크 침공은 근본주의적 복음주의의 영향을 받은 행동이다. 부시 행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종교적 성전으로 승화시키고 세계를 선과 악의 세력으로 양분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오히려 이슬람 극단 세력이 활개치는 빌미를 제공했다.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진보적 복음주의가 영향력을 갖게 된다. 진보적 복음주의는 근본주의적 복음주의와 달리 신학적으로는 보수적이지만 정치적으로 진보성향을 보인다. 이들은 사회의 다양한 쟁점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빈부격차 문제 해결, 낙태 허용, 성 소수자 권리 운동에 나섰고, 오바마 정부의 진보적 정책을 뒷받침했다. 이런 오바마 정부의 행동은 일정 부분 성과로 이어졌다. 근본주의적 복음주의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동성 결혼이 대법원에서 합법화 판결을 받은 것 등이다.

근본주의적 복음주의와 진보적 복음주의 간의 갈등은 부시 행정부와 오바마 정부의 행적에서 뚜렷히 드러난다. 이 두 세력은 종교적 차원을 넘어 갖가지 국내외 현안에서 충돌하고 있다. 저자는 “이들은 1년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도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전 세계는 요동칠 것”이라면서 “근본주의적 복음주의와 공화당이 승리한다고 가정해 보자. 아마 ‘테러와의 전쟁’은 지금보다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초강대국 미국의 기독교 국가주의는 이슬람 극단세력을 부추기는 불쏘시개라고 비판한다. 이런 견해는 이미 몇년 전 타계한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총리도 우려했던 것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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