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고통과 시련 딛고 우뚝 선 프리다 칼로의 삶

입력 : 2015-11-20 20:41:44 수정 : 2015-11-20 20:41:4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멕시코 화가 프리다의 일생
아이들 눈높이 맞게 담아내
상징과 여백… 상상의 나래 펼쳐
유이 모랄레스 글·그림/유소영 옮김/담푸스/1만800원
프리다 칼로, 나는 살아 있어요/유이 모랄레스 글·그림/유소영 옮김/담푸스/1만800원


‘나는 꿈을 꿔요/ 그리고 그려요/ 내가 느끼는 것들을요/ 그리고 깨닫죠/ 내가 사랑하는 게 무엇인지 말이에요’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 어릴 때 교통사고로 입은 육체적 고통과 세 번에 걸친 유산, 남편의 문란한 사생활에 의한 정신적 고통을 극복하고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작품으로 표현해냈다. 프리다는 여성으로서 본인의 모습과 생각, 그리고 삶을 캔버스에 담아냈고,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당시 사회 여성들이 겪는 고통을 끌어내며 1970년대 페미니스트들의 우상으로 우뚝 섰다. 1954년, 건강이 악화되었지만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표현한 작품 제작에 몰두했다. 그해 7월 민중벽화의 거장인 남편 디에고 리베라와 함께 미국의 간섭을 반대하는 과테말라 집회에 참가했다가 폐렴이 재발해 세상을 떠났다. ‘두 명의 프리다’ ‘나의 탄생’ ‘프리다와 유산’ ‘상처받은 사슴’ 등을 그렸고, 1984년 멕시코 정부는 프리다의 작품을 국보로 분류했다.

책은 일자 눈썹이 인상적인 화가 프리다 칼로의 영화 같은 일생을 함축해 상징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프리다 칼로와 그녀의 남편, 프리다의 친구였던 개와 원숭이, 앵무새, 그리고 그들이 살았던 코요아칸의 푸른 집까지, 프리다의 삶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을 보여주지만, 자세한 설명을 하려 들지는 않는다. 대신 프리다가 깨닫고, 찾아내고, 느끼고, 표현하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그녀의 삶에 감각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해골 인형을 가지고 노는 프리다, 사슴을 치료해 주는 프리다. 그녀는 과연 늘 마주해야 했던 죽음의 공포를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프리다 칼로에 대한 어린이 책은 많이 있지만 가장 프리다 칼로다운 표현으로 프리다 칼로를 이야기하는 책은 드물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지은이 또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프리다 칼로와 같은 멕시코 출신으로, 특유의 따뜻한 색감을 사용해 대상을 부드럽게 표현해낸다. 작가는 어릴 때부터 영향을 받고 본보기로 삼았던 프리다 칼로에 대한 애정과 정성을 쏟아 그림과 그림, 그림과 조형물이 만난 무척 복잡한 콜라주 기법으로 책을 꾸몄다. 그 덕에 읽고 나면 한 편의 인형극을 본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짧고 간결하지만 풍부한 상징을 품고 있는 이야기는 한 편의 시와 같다. 여백과 이야기의 호흡을 따라 아이들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깊은 여운을 누릴 수 있다.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그림책 작가에게 주는 콜더컷 아너 상을 받았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
  • 블랙핑크 로제 '여신의 볼하트'
  • 루셈블 현진 '강렬한 카리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