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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핀테크노트] 핀테크 열풍 1년… 그 이후

입력 : 2015-11-05 18:19:44 수정 : 2015-11-05 18: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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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업계, 지난 1년 긍정적 평가…"금융권, 더 변화해야"

결국 '글로벌 경쟁'…핀테크, 절대 사라질리 없어 '발전할 것'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이 4일 열린 제2회 핀테크 미니컨퍼런스에서 핀테크 해외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종진 기자
핀테크의 지난 1년에 대해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앞으로 1년은 훨씬 더디게 느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분명한 발전이 있었지만, 해외에서도 급격한 성장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국내 핀테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전폭적인 지원 및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4일 저녁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에서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주최로 '제2회 핀테크 미니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는 '핀테크 열풍 1년, 그 이후'라는 주제로 박소영 한국핀테크포럼 의장(페이게이트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이효진 8퍼센트 대표, 황승익 한국NFC 대표,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 홍병철 레드헤링 대표 등이 발표와 패널로 참석, 200여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했다.

행사를 주최한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첫 번째 미니 컨퍼런스 이후 1년 동안 핀테크 스타트업과 국내 핀테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할지 궁금해서 계획한 것"이라며 "지난해 1회 미니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스타트업들이 소수 인원의, 서비스 출시를 못하던 것과 달리 현재 직원수를 늘리고, 서비스를 론칭한 기업으로 성장해 이는 분명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임 센터장은 "지난 1년간 국내 핀테크업계가 긍정적인 시그널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 역시 국내 못지 않게 빠른 속도로 핀테크가 성장하고 있다"며 "영국·미국·중국 등 핀테크 대국은 물론 이스라엘이 스타트업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좀 더 과감하고 혁신적인 핀테크 붐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 핀테크 스타트업 CEO들은 1회 미니 핀테크 컨퍼런스가 열렸던 지난해 10월과 이번 컨퍼런스 사이의 일을 회고, 국내 핀테크가 초기에 비해 많은 발전이 있었다면서도 금융·핀테크업계가 윈윈할 수 있도록 금융업계가 좀 더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황승익 한국NFC 대표(시계 방향),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박소영 한국핀테크포럼 의장, 이효진 8퍼센트 대표가 지난 1년 간의 경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종진 기자
또 규제완화 등 그간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정부가 해외의 핀테크 수준·한국형 핀테크의 경쟁력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희망했다.

NFC간편결제 및 카드인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황승익 한국NFC 대표는 "지난 1년 금융감독원과 카드사 등의 심의를 받는 동안 업계에서는 수많은 간편결제가 생겼다"며 "보안성심의 등록부터 카드사들의 자체 보안성심의 통과까지 산넘어 산의 여정을 겪고 'NFC간편결제'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NFC의 NFC간편결제 설명과 서비스 관련 받았던 질문. 자료=한국NFC
황 대표는 "핀테크 스타트업과 핀테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준 당국, 언론, 포럼, 학계 등에 감사드린다"면서도 "정부부처의 규제개혁도 중요하지만 금융사들의 수동적인 태도가 아쉬운 부분이 있어, 금융사들이 핀테크 스타트업보다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캐주얼한 금융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이 사업을 시작했다"며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시중은행 Big 4 중 한 곳과 제휴를 완료해 은행 송금업 전체의 70% 정도를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처음에 3개로 시작했던 토스의 제휴사는 현재 14개로 늘어났다. 자료=비바리퍼블리카
이 대표는 "그간 14개의 금융사들과 제휴에 성공했지만, 제휴를 어떻게 했나 싶을 정도로 아직도 은행을 잘 모르겠다"며 "잘나가는 핀테크 기업 뒤에는 꼭 은행이 존재하는 해외사례처럼 금융업계와 윈윈(win-win)하는 것을 목표로 송금 서비스를, 수익형 모델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결성된 P2P금융플랫폼협회의 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효진 8퍼센트 대표는 "중금리 시장의 부재와 불편한 대출 서비스 절차 등을 보고 이 서비스를 계획하게 됐다"며 "사업 초기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를 받는 등 문제가 있었으나 오히려 홍보가 됐고, 더 안전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8퍼센트는 매주 월, 수, 금요일 오후 1시에 채권을 공시한다. 자료=8퍼센트
이 대표는 "사업 초기 수요일만 채권 오픈을 했었는데 이제는 매주 월·수·금요일에 오픈을 하고 있고, 회원수는 2만명·누적대출취급액 80억원·월별 91%의 성장률·300건 이상의 대출상품을 판매하는 등 성장했다"며 "향후 P2P금융 경쟁업체 및 은행·제2금융권 등의 가세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P2P금융이 건전하게 성장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업체들이 뜻을 함께 해 P2P금융플랫폼협회를 발족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한국핀테크포럼은 간편결제가 수백억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고, 많은 대기업들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TV에서 광고를 통해 홍보되고 있으며, 15년째 안되던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당국에서 허가를 해주는 등 1년 새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국핀테크포럼의 주요 회원사. 현재 포럼 회원·회원사 등록건수는 340건이 넘는다. 자료=한국핀테크포럼
박소영 한국핀테크포럼 의장은 "많은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노력했고, 정부당국에서 지원을 해줬으며, 금융권에서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지난 1년 간 핀테크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그간 은행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던 외국환거래를 PG업계에서 취급할 수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박 의장은 "실리콘밸리, 홍콩, 유럽 등도 열심히 뛰고 있어 한국만 빠른 것이 아니다"라며 "핀테크 사업에 대한 은행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정부·금융업·핀테크업체가 자주 만나 소통해 차이를 줄이고 해소해 핀테크 발전을 이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덴마크와 스웨덴이 더 이상 화폐를 찍지 않기로 결정한 사례를 볼 때 원화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업·핀테크업·당국 등 한국이 똘똘 뭉쳐 우리 시장을 키우고 원화를 내보내고, 외국이 그들의 금융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듯 우리도 노력해 방어하고 발전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핀테크에 대해서는 글로벌 핀테크 업체와 서비스가 국내에 들어왔을 때를 가정, 불안과 걱정이 있지만 핀테크는 이미 시작된 변화이기 때문에 막을 수 없고 더욱 발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패널 토론에 임하고 있는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왼쪽부터),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 박소영 한국핀테크포럼 의장, 이효진 8퍼센트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홍병철 레드헤링 대표, 황승익 한국NFC 대표. 사진=박종진 기자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는 "핀테크의 지난 1년에 대해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규제 사업의 특성과 사업에 대한 이해관계가 남아 있어 앞으로 1년은 훨씬 더디게 느껴질 것"이라며 "하지만 모바일 이전과 이후가 다르듯 핀테크의 등장으로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 변호사는 "이제는 핑거테크(finger-tech) 시대로, 손가락으로 장악하는 서비스와 플랫폼 사업자들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 우리 생활에 들어와있다"며 "국내에서도 금융이 규제산업이라는 근본적인 마인드를 바꿔 모바일 시대로 재편되는 상황에 큰 변혁을 같이 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승건 대표는 "신규 서비스가 기존 서비스보다 10배 정도 좋으면 기존 플랫폼 사업자가 막을 수 있지만, 100배 좋으면 막을 수 없다"며 "글로벌이냐 국내냐, 토스냐 페이팔이냐 어떤 기업이 잘 될지의 문제이지 핀테크가 없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기업이 핀테크 시장을 공고히 가져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 대표는 "국내 서비스가 잘될 수도 있지만 규제와 사업 환경의 문제, 국내와 해외의 속도차 등으로 인해 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분명히 있다"며 "핀테크의 세상은 반드시 올 것이고, 잘 될 것으로 누가 가져가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황승익 대표는 "필연적으로 잘되는 서비스를 만들어서, 지하철 탈 때처럼 카드만 대면 결제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다짐을, 이효진 대표는 "대출 시장과 투자 시장의 불편·불합리를 보고 시작했는데, 이러한 변화를 막을 수도 없고 돌이킬 수도 없을 것으로 핀테크는 굉장한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소영 의장은 "핀테크의 현재 붐이 버블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붐.붐.붐'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뒤처져 있지만 한국의 저력으로 1년 내에 따라잡고 핀테크의 영역에서 다시 뺏을 수 있는 것은 분명히 뺏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한국의 핀테크가 IT 중심으로 흐르고 있는데 금융 전문가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홍병철 레드헤링 대표는 "핀테크에 있어 IT전문가도 필요하지만 금융전문가도 팀에 합류하는 게 좋다"며 "핀테크 역시 금융으로, 규제 같은 것을 숙지·마스터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일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한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은 "핀테크를 통해 금융생활이 바뀌는 것을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고, 비트코인·블록체인 등을 활용해 우리 고유의 문화인 계·두레를 접목한 서비스를 만드는 등 한국 특유의 핀테크 서비스가 나왔으면 한다"며 "당국과 국회에서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종진 기자 truth@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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