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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주 "JYP 7년은 고군분투한 시간" 눈물의 인터뷰

입력 : 2015-11-04 13:49:51 수정 : 2015-11-04 13: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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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에 새 둥지 틀고 약 5년 만에 신곡 '울고 분다' 발표
"데뷔 동기 아이유, 대표 뮤지션으로 성장해 멋있어"
가수 주(본명 정민주·25)는 "5년 가까운 공백기 동안 많이 외로웠겠다"는 말 한마디에 인터뷰 초반부터 눈물을 쏟아냈다.

중간 중간 휴지가 필요할 정도로 눈물을 흘리면서도 코맹맹이 소리로 성실하게 답변했다.

주는 지난 2008년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야심 차게 선보인, 당시 여고생이었던 발라드 가수다. 깨끗한 음색에 예쁜 바이브레이션이 강점이었다.

그해 데뷔곡 '남자 때문에'로 주목받았지만, 악플로 마음고생을 했고 무대 공포증으로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했다. JYP에서 7년 계약 기간에 낸 음반은 단 두장이다.

지난 1월 JYP와 계약이 종료된 주가 4월 인피니트 소속사인 울림엔터테인먼트로 둥지를 옮겨 새출발을 했다.

이곳에서 지난 2일 발표한 싱글 '울고 분다'는 2011년 1월 발표한 두번째 음반 '하트메이드'(Heartmade) 이후 4년 10개월 만의 신보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인터뷰한 주는 "지난 시간 음악은 놓을 수도, 매진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며 "음악을 하는 한평생 이런 고민을 하겠지만…"이라며 목이 메었다.

친정인 JYP를 떠나며 만감이 교차한 듯 보였다.

그는 "JYP는 내게 고향 같은 느낌"이라며 "그곳에서의 7년은 나름 고군분투한 시간이었다. 노래를 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안 됐고 때론 외로웠다. 하지만 내가 가수로 첫발을 내디딘 곳이니 감사함이 더 크다"고 돌아봤다. 





공백의 헛헛함을 메워준 건 뮤지컬과 학업이었다. 그는 뮤지컬 '젊음의 행진', '캐치 미 이프 유 캔', '풀하우스'에 출연했고 동국대 연극학부를 졸업했다.

"뮤지컬 할 때는 휴학하고 다시 복학하며 공부했어요. 장학금을 한 학기 빼고 다 받았죠. 고교 때 연습생 생활을 하느라 공부를 열심히 안 해서 학교생활이 무척 재미있더라고요.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니 거기서 살아있음을 느꼈어요."

다행히 그는 JYP에 이어 새 둥지를 찾으며 가수로서의 재능을 이어갈 기회를 얻었다.

그는 "완벽하게 새 출발 하는 기분"이라며 "울림에서 다른 소속사 가수를 영입한 게 처음인데 부잣집에 입양된 느낌이다. 잘해야겠다는 부담보다 울림의 한 일원으로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강조했다.

발목을 잡았던 무대 공포증은 지금도 치유해 나가는 중이다. 무대 공포증은 데뷔 시절 조금 있었지만 3년 만에 낸 두 번째 음반 타이틀곡 '나쁜 남자' 때 가장 심했다고 한다.

"MBC TV '세바퀴'에서 신곡 '나쁜 남자'의 첫선을 보였는데 노래를 시작하자 갑자기 지난 3년이 떠올랐어요. 눈물이 너무 나서 노래를 제대로 못 불러 자책감이 들었죠. 감정 하나 컨트롤 못하고 자격이 없는 애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걸 겪고서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부담스러웠죠. 가수가 제게 안 맞는 직업이란 생각을 했어요."

고통스러운 감정의 벽은 뮤지컬을 하면서 많이 허물어졌다. 여러 배우와 함께 노래하면서 3~4분간 홀로 무대를 책임져야 하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신곡 '울고 분다'는 '나쁜 남자'를 작곡한 이트라이브가 다시 선물해줬다. 이 곡은 동양적인 멜로디의 발라드로 발매 당일 4개 차트 1위에 올랐고 4일 현재 상위권에서 순항 중이다.

'가여워라 서러워라/ 상처투성이 바보 외톨이 나야 나/ 눈에 물이 나 맘에 불이 나~'란 가사는 이트라이브가 주를 떠올리자 '가엽다'는 단어가 떠올라 붙였다고 한다.

그는 "과거에는 사랑의 감정이 뭔지 몰랐다면 지금은 스스로 뭘 좀 알고 부르는 게 느껴진다"며 "시적인 가사인데 왜 이런 노랫말이 나왔는지 공감되고 그걸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보아를 보며 가수의 꿈을 키운 그도 어느덧 데뷔 8년차다. 데뷔 동기는 여중생 가수로 출발한 아이유. 그는 데뷔 동기들에 비해 아직 입지를 다지진 못했지만 이번 컴백 성적은 충분히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제가 '나쁜 남자'로 컴백할 때 아이유는 '좋은 날'로 사랑받았죠. 아이유는 이후 꾸준히 음반을 내며 성장해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션이 됐어요. 어릴 때는 부럽고 열등감도 있었는데 자신의 영역을 개척한 아이유가 멋있어요. 전 다시 시작하는 출발선에 있으니 꾸준히 제가 잘할 수 있는 걸 들려드리려고요."

이번 컴백이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건 동생인 보이그룹 비투비의 정일훈과 한 무대에 설 수 있어서다. 비투비의 신곡 활동과 한 주가량 겹쳐 남매가 한 음악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함께 출연하게 됐다.

"어머니가 제가 쉬는 동안 일훈이 활동을 보면서 많이 위로를 받으셨어요. 한 음악 프로그램에 저와 동생이 출연하는 모습을 보신다며 무척 좋아하세요."

그의 앞으로 바람은 꾸준히 음반을 내는 것이다. 새노래를 차곡차곡 쌓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한다.

"'히든 싱어'에서 15주년 된 보아 선배의 예전 노래를 팬들이 기억해주고 같이 부르는 모습을 보고 팬의 한 명이자 같은 가수로서 감동적이었어요. 선배 같은 가수가 되면 좋겠어요. 저도 한곡 한곡 마음을 담아서 노래해야죠."

그는 자리를 떠나며 "인터뷰하면서 절대 울지 말아야지 마음먹었는데…"라며 쑥스러워했다.

그리고는 "속이 후련하다"며 그제야 웃어보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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