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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렌다 · 빠져든다…‘애인있어요’ 마약드라마 된 비결

입력 : 2015-11-01 13:12:58 수정 : 2015-11-01 13: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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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가 시청자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불륜, 출생의 비밀 등 익히 보아온 ‘막장’ 요소가 들어있지만 이상하게 시청자의 마음을 잡아끈다.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를 기록 중이지만 인터넷 화제성 만큼은 1위 못지 않다. 

우선 1인2역 김현주의 활약이 화제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김현주는 기억을 잃은 최진언(지진희 분)의 아내 도해강과 천년제약 내부 비리를 고발하려다 위기를 맞은 독고용기로 분한다. 극중 쌍둥인 도해강과 독고용기는 각각 차가운 커리어우먼 도해강과 당찬 면모를 지닌 정의의 사도다.

김현주는 판이하게 다른 캐릭터를 맞춤복을 입은 듯 완벽하게 소화해 드라마 몰입을 이끈다. 마치 다른 두 사람이 연기하는 듯 두 캐릭터를 다른 매력으로 그려내는 원맨쇼로 시청자를 극에 빠져들게 한다. 

지난 방송에서 독고용기의 등장이 예고되며 기대감은 더 커진 상황. 극중 천년제약의 내부 비리를 고발하려다 중국으로 거처를 옮겨 살고 있던 독고용기가 딸과 함께 귀국하면서 파란이 예상된다. 독고용기와 쌍둥이 언니 도해강이 만나는 장면이 어떻게 그려질지도 궁금증을 모으고 있다.  

그간 드라마에서 ‘불륜남’이라 하면 절대적인 미움을 받는 존재였지만 ‘애인있어요’에서는 다르다. 지진희는 극중 불륜남 최진언을 밉지만 끌리는, 오히려 시청자의 응원을 받는 캐릭터로 그려내고 있다. 후배 강설리(박한별 분)와의 불륜으로 도해강에게 크나큰 상처를 줬던 진언이 후회하고 아파하는 모습이 여성 시청자에게 동정과 공감을 주고 있다. 진언이 변했더라도 지탄받아 마땅한 ‘나쁜놈’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지만, 해강과 부부 위기를 겪던 당시 지쳐있던 진언의 심리와 해강에게 미안한 마음을 애절하게 그려내면서 진언의 정신적 외도를 어느정도 공감한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해강만을 바라보는 일편단심 백석(이규한 분)과 유부남 진언의 사랑에 집착하는 설리 등 해강-진언의 멜로라인에 가세한 캐릭터의 활약도 재미를 더하고 있다.
 
불륜, 출생의 비밀, 기억상실, 복수, 재벌가 다툼까지 흔히 ‘막장드라마’의 필수 요소로 여겨왔던 소재를 거의 갖추고 있지만 신선한 터치로 그려진다는 점도 인기비결로 꼽힌다. 

50부작의 긴 호흡이지만 매회 흡인력있게 극이 진행되는 것은 빠르고 예측불가한 전개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인물들의 갈등이 빤한 불륜에서 출발하지만 중독성 강한 멜로구도와 얽히고설킨 사건이 기존 드라마와는 다른 전개로 흘러간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호연이 불륜을 잠시 뒤로 제쳐놓고 멜로의 전개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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