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듬직한 어깨·설렁탕 뚝딱… 내 사람이다 싶었죠"

관련이슈 차 한잔 나누며

입력 : 2015-10-30 19:25:11 수정 : 2015-10-31 17:11:5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차 한잔 나누며] 특전사 군인·명사수 여경 ‘군경부부’ 한윤희·홍장미씨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군인과 전국 여자경찰 중에서 사격을 가장 잘하는 여경이 만났다. 군인과 경찰로 국가를 위해 제복을 입은 남녀는 서로에게 끌렸다. 데이트를 하며 평소 부대원과 자주 가는 부대 근처 설렁탕집을 가도 군말 없이 설렁탕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는 그녀의 모습에 남자는 ‘내 여자’다 싶었다. 여자도 듬직한 특전용사 남자가 마음에 들었다. 둘은 만난 지 7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하며 군경(軍警) 부부가 됐다.

군경부부인 육군 특전사 소속 한윤희 대위(왼쪽)와 경기 화성 서부경찰서 소속 홍장미 경사가 지난 1월 태어난 딸 혜주의 백일쯤 함께 찍은 가족 사진.
육군 제공
특전사 국제평화유지단의 한윤희 대위(33)와 경기 화성 서부경찰서 홍장미(33) 경사의 이야기다. 둘은 2013년 4월 대학 친구의 소개로 만나 같은 해 11월3일 백년가약을 맺었다. 한 대위와 홍 경사는 비슷한 점이 많다. 한 대위는 학군사관(ROTC) 43기로, 홍 경사는 경찰 순경 공채 182기로 모두 2005년 임관했다. 신기하게도 동갑내기인 부부는 생년월일도 1982년 2월5일로 같다.

한 대위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고등학교에서 대학교 때까지 교내 태권도 동아리에서 반장을 했고, 홍 경사는 활동적인 성격으로 2003년도 태권도를 시작해 지금은 태권도 3단의 고수다. 이런 공통점 때문인지 둘은 성격도 비슷하다고 한다. 한 대위는 소위 시절 육군 28사단 GOP(일반전초) 소초장으로 철책을 지켰고 2011∼2012년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해외파병도 경험했다. 현재는 특전사 국제평화유지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대위는 강한 추진력과 꼼꼼함으로 부대에서 믿음직한 일꾼으로 통한다.

홍 경사도 경찰 내에서 유명인사다. 남자 경찰보다 강한 체력과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홍 경사는 특히 사격 실력이 출중하다. 2012년과 2013년 전국 경찰사격대회 여자 부문에서 1위와 3위를 차지했고 경찰 권총마스터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한 대위는 “연애 시절에 다른 커플과 달리 서울의 한 실내사격장에서 권총 사격을 하며 데이트를 했다”며 “권총은 아내가 저보다 훨씬 더 잘 쏘는 것 같다. 아내의 수많은 수상경력을 보면 대충 그렇게 예상된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이 군경부부는 연애 시절 사격장은 물론 한 대위의 부대 내 산악구보 코스를 같이 등산하며 데이트를 즐기기도 했다고 한다.

홍 경사는 현재 휴직 중이다. 지난 1월13일 사랑스런 딸 혜주가 태어났기 때문이다. 한 대위는 ‘딸바보’다. 여느 딸바보 아빠처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프로필에 혜주 사진을 올려놓고 기자에게도 딸 사진을 여럿 보내오며 “태몽은 어머니 친구분이 색깔이 예쁜 애호박을 봐서 따는 내용이었다”고 자랑했다. 부부는 “혜주가 나중에 군인이나 경찰을 희망한다면 최대한 지원해줄 생각”이라며 “저희처럼 군인이나 경찰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대한민국의 멋진 국민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와 치안유지라는 사명감을 갖고 군경의 길을 걷고 있는 부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위치에서 부여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 대위는 “저와 아내는 나라와 사회를 지키는 군경 부부로서 국민을 위해 헌신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군인과 경찰의 길을 가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제복 입은 사람들의 헌신과 노력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시고 성원해주시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