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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느는데… 한강 자전거도로 관리 부실

입력 : 2015-10-15 04:14:33 수정 : 2015-10-15 04: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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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70㎞구간 설계 제각각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박모(42)씨는 주말이면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즐겨 탄다. 그러나 자전거도로를 가로지르는 보행자들과 충돌 위기때문에 아찔했던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

박씨는 “자전거도로가 보행로보다 강변에 위치해 있어 강가로 나가려는 보행자들과 부딪치는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한강공원에서 발생하는 자전거 사고는 잘못 설계된 자전거도로 때문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도로가 본격 운영된 뒤 고성능 자전거가 많이 보급되는 등 초기 계획과 달라진 부분이 많지만 이를 개선하려는 서울시의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서울 한강공원에 조성된 자전거도로가 제각각이어서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①번 사진의 구간은 가운데 녹지대를 조성해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를 구분한 반면 ②번 사진의 구간은 색깔만 다르게 만들었다. ③번 사진은 별도의 보행로가 없는 구간이다. 보행로의 위치 또한 ①번 사진에서는 바깥쪽(강변)이지만 ②번 사진은 안쪽에 조성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총 70㎞에 달하는 한강공원의 자전거도로 가운데 녹지대를 설치해 보행로와 제대로 분리한 구간은 26.4㎞에 불과하다. 포장 색을 달리하는 등 육안으로 구분이 될 수 있게 한 구간은 37.8㎞이고, 아예 보행로와 자전거도로의 구분이 없는 구간은 5.8㎞이다.

자전거도로와 보행로의 위치도 제각각이어서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뚝섬한강공원 및 망원한강공원 등은 보행로가 강변 쪽이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위치를 정하기 위한 원칙이 없어서 일관성있는 자전거도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가 서로 얽히면서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서로 한강의 경관을 더 가까이에서 보겠다며 강쪽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전거도로 개설 초기에는 일반적인 자전거 운행만을 생각하고 설계했지만 고성능 자전거가 보급되면서 문제점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며 “자전거 속도가 너무 빠르면서 보행자 등이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자전거 이용객의 수준, 자전거의 속도 등을 제대로 감안·예측하지 않고 무작정 도로만 개설하다 보니 안전성 또한 제대로 고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업그레이드’를 명목으로 뒤늦게 자전거도로를 재조정하기 위한 공사를 매년 진행 중이다. 경사를 완만하게 조정하고, 폭이 좁은 구간을 넓히는 등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주된 공사 내용이다.

이마저도 자전거도로 조성사업이 마무리된 뒤 2011년까지는 관련 예산이 전혀 편성되지 않았다가 2012년부터 올해까지 업그레이드 공사를 위해 56억원이 투입됐다. 일반적인 유지보수를 위해 2011년부터 책정된 33억원보다 많은 액수이지만 시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자전거도로와 보행로의 위치를 재조정하기 위한 공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망원한강공원에서는 수상장비를 옮기기 위해 자전거도로를 가로지르는 차량으로 인해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민원이 증가하자 애꿎은 선착장 출입로를 막아버린 일도 있었다. 자전거도로 위치를 재조정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 시절에 이미 조성사업이 마무리된 마당에 새로이 예산을 편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의 자전거 사고 발생 건수는 2011년 2861건에서 지난해 4065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망자 또한 같은 기간 19명에서 37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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