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추영준의 ★빛사랑]'음원사재기' 검찰수사가 필요한 이유

관련이슈 추영준의 ★빛사랑

입력 : 2015-10-10 09:00:00 수정 : 2015-10-10 10:17:3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JTBC 방송캡처 사진
가요계의 ‘음원 사재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신곡이 나오면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영향력 있는 온라인 음악사이트 차트 상위권에 올려놓는 것을 음원 사재기’라고 한다.

순위 조작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기 때문에 엄연한 불법이자 사기행위라 할 수 있다. 이런 ‘음원 사재기’논란이 올해도 어김없이 불거져 나왔다.

그러자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는 고질적 병폐인 ‘음원 사재기’를 뿌리뽑겠다며 근절대책을 내놓는가 하면 또 다른 음악단체는 공청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와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프로듀서 등 일부 대형기획사는 ‘음원 사재기’를 철저히 파헤쳐 달라며 검찰 등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2년 전에도 일부 대형기획사가 검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했지만 잠시 이슈만 불러 일으켰을 뿐 흐지부지 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음원 사재기’는 가요계에 정말 존재하는 걸까. ‘음원 사재기’ 얘기만 나오면 대형기획사는 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펄쩍 뛰는 것일까.

‘음원 사재기’로 순위 조작이 있다면 지명도가 없거나 영세기획사들이 정작 피해를 보게 마련인데 일부 대형기획사가 나서 더 열을 올리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형국이다.

이런 소식을 접한 음악관련 종사자들은 “일부 대형기획사들이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며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은 적반하장 격”이라고 의아해 하고 있다.

이들은 “정작 피해 당사자인 영세기획사들도 가만히 있는데 음원 사재기 얘기만 나오면 왜 이리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지 일부 대형기획사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YG 소속 신인 아이돌그룹 아이콘은 얼마 전 음원 사재기로 주요 차트에서 1위를 싹쓸이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JYP 박진영(오른쪽) 프로듀서와 YG 양현석 대표. 세계일보 자료사진
YG 양현석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이콘이 사재기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데 대해 “빅뱅을 비롯해 YG에서 낸 음원이 대부분 1등을 했는데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브로커들이 YG도 하니까 너희도 하라는 식으로 유혹한다는 말도 들을 적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 ‘음원 사재기’는 대체 왜 일어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상위권에 곡이 올라가거나 계속 유지되면 일단 네티즌들에게 좋은 노래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동시에 음악방송 출연이 쉬워지고 광고·행사 섭외로도 이어질 수 있다.

브로커들은 이런 점을 노려 돈을 들인 만큼 더 많은 수익을 낼 뿐만 아니라 지명도 없는 가수도 쉽게 스타 대열에 올릴 수 있다며 ‘음원 사재기’로 유혹하고 접근하고 있다고 음악관련 종사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가수 이승환은 최근 JTBC 방송에 출연해 “브로커가 억대의 돈을 주면 음원 순위를 올려주겠다고 접근했다”며 폭로했다.

이승환의 말대로라면 ‘음원 사재기’는 분명히 존재하며 브로커들이 요구하는 금액은 1억원 이상 거래되는 것으로 보인다.

음악단체 관계자들은 “브로커들은 중국에 서버를 두고 음원 사이트에 들어가 정체 불명의 수백, 수천개 휴대전화로 순위를 조작하기 때문에 잡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워낙 거액으로 브로커들과 거래돼 돈 많은 기획사나 음원 사재기를 하지 영세기획사들은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연합뉴스는 얼마 전 음원 사이트 멜론에서 ‘음원 사재기’용으로 보이는 수만 개의 수상한 아이디를 자체적으로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특정 가수를 위해  ‘음원 사재기’를 한 건 아닌지 의심이 강하게 든다고 지적했는데  멜론 측은 “시스템상 사재기는 어렵다”고 일축한 내용이었다.

누구 말이 맞는지 ‘음원 사재기’의 실체를 밝혀내고 완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정부와 음악단체 등의 대책수립과 운용계획도 중요하지만 먼저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할 때다.

추영준 선임기자 yjcho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