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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막말…입 닫은 황부총리… 질의도 못한 국감

입력 : 2015-10-08 18:30:32 수정 : 2015-10-09 03: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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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 치달은 교문위 교육부에 대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8일 종합 국정감사는 ‘역사전쟁’의 현장을 방불케 했다. 여야 의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놓고 고성과 막말을 주고받으며 양보 없는 공방을 벌였다. 이날 13시간 가까이 진행된 국감은 자료 제출 문제로 여야간 신경전이 이어지다 야당 단독으로 진행되는 등 파행을 거듭했다. 결국 의원들은 본질의는 하지도 못한 채 오후 11시가 다 돼서야 국감을 마무리했다. 정부가 역사교과서 발행체제의 국정화 변경을 결정하고 내주 초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둘러싼 여야 의원의 공방을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지켜보고 있다.
이제원 기자

◆野, 황 부총리에게 국정화 입장표명 압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국감 처음부터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몰아붙였다. 또 정부가 사실상 국정화 방침을 확정해 놓고도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기홍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다음주 초 역사교과서 국정화 발표가 있다는 것은 국민 모두가 아는 기정사실이 됐는데 교육부가 제출한 어떤 자료에도 그런 내용이 없다”며 “입장을 밝혀야 국감이 진행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박혜자 의원도 “이런 장관을 상대로 국감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거들었다. 그러자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장관의 보고도 듣지 않고 의사진행발언을 하게 하는데 (박주선) 위원장은 공평하게 회의를 진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 사람 말 조심해”, “이 사람이라니…”라는 반말이 오가며 고성이 터져나왔다.

황 부총리는 국정화 여부는 국감이 끝나고 조만간 발표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사전에 교육부 장관이 예단을 갖도록 여러 얘기를 하면 절차적 문제가 있어 상세한 말씀을 못하는 것을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

보수성향의 교육계 원로 인사 등이 8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촉구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8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정감사가 파행된 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자료 제출 문제로 4회 파행…野 단독 국감

여야는 이날 한 언론에 보도된 ‘검정 고교 역사교과서 집필진 현황’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11시간 가까이 공방을 지속하며 네 차례 파행했다. 이 자료는 교육부가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 요구로 작성해 강 의원과 ‘새누리당 역사교과서 개선 특위’ 위원들에게 보낸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교육부가 국정화 필요성을 강조한 자료를 여당 맞춤형으로 제공한 것도 문제이고 야당은 이 부분을 몰랐다. 심각한 차별”이라고 항의하며 교육부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황 부총리는 “특정 정당 활동의 일환으로 요구해서 만든 자료”라며 거부했다. 양측 간 고성과 설전만 오간 채 회의는 정회됐다.

오후 4시15분쯤 속개된 국감엔 야당 의원만 참석했다. 자료 제출에 대한 여야 합의가 안 되자 무소속인 박주선 위원장이 직권으로 속개한 것이다. 야당 의원과 박 위원장은 황 부총리에게 자료 제출을 거듭 압박했다. 박 위원장이 “장관은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제출을 거부하면 고발조치하도록 돼 있다”고 위협했으나 황 부총리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후 4시23분쯤 국감장에 나타난 신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야당의 일방적 국감 진행에 유감을 표하며 정회를 요청했다. 격론 끝에 중지된 국감이 오후 6시 재개됐으나 여당 의원은 불참했고 1시간20분 만에 또 정회됐다.

오후 9시 국감이 속개되기 직전 박 위원장은 황 부총리에게 “자료 제출 거부가 법리상 맞는 거냐”고 묻자 황 부총리는 “법대로라면 드려야 한다. 그런데 이제 관행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곧 재개된 국감도 다시 파행했고 10시30분 속개된 국감에서 박 위원장이 황 부총리에게 오는 12일 9시까지 해당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뒤 산회를 선포했다.

김채연 기자 w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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