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반세기 무죄주장' 日 사형수, 교도소서 병사(病死)

관련이슈 오늘의 HOT 뉴스

입력 : 2015-10-05 18:00:59 수정 : 2015-10-05 21:25:5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반세기 가까이 무죄를 주장하던 일본인 사형수가 교도소에서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런 가운데 유족과 변호인들이 진상규명에 나설 방침이어서 한동안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일본 교도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나바리(名張) 독포도주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오쿠니시 마사루(奧西勝·89)가 지난 4일 도쿄도(東京都)의 하지오지(八王子) 의료형무소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인은 폐렴으로 알려졌다.

나바리 독포도주 사건은 지난 1961년 3월28일 발생했다. 당시 미에(三重) 현 나바리 시의 한 공민관에서 파티가 열렸는데, 행사에 참석한 오쿠니시의 부인을 비롯한 5명이 포도주를 마시고 사망, 12명이 입원한 사건이다.

이후 50여년간 오쿠니시와 검찰의 끝없는 싸움이 이어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964년 열린 재판에서 오쿠니시에게 무죄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5년 뒤, 1심을 깨고 사형을 선고했다. 우리나라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일본 최고재판소도 같은 판결을 확정했다.

오쿠니시는 1973년부터 재심을 청구했으나 6번이나 기각당했다. 7번째 재심 청구에서 범행에 사용된 독극물과 관련해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 나고야 고법이 그의 재심 개시를 결정하는 듯했으나, 검찰의 항고가 수용되면서 무위에 그쳤다.

연이은 재심청구에 심신이 피로해진 오쿠니시는 지난 2012년 건강이 악화해 나고야 구치소에서 하치오지 의료형무소로 옮겨졌다. 그는 산소호흡기를 낀 상황에서도 누명을 벗겠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으나, 변호인의 9번째 재심 청구 결과를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유족과 변호인은 사법 당국의 횡포에 오쿠니시가 희생당했다며 진실 규명을 위해 싸울 생각이다. 이들은 “오쿠니시는 법에 농락당했다”며 “천국에 가더라도 억울함을 풀 때까지 힘을 낼 것이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국제 앰네스티 일본 지부 측은 “구치소에서부터 무죄를 외친 오쿠니시의 죽음을 추도한다”며 “재심 개시 거부로 정의가 실현되지 않은 현실을 강하게 비난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