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독] 가짜 신세계 상품권 매장서 '무사통과'

입력 : 2015-10-04 18:48:30 수정 : 2015-10-05 07:58:5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직접 써보니 감쪽같이 속아
현금처럼 취급… 범죄 노출
휴일인 4일 경기 수원의 A아울렛을 찾았다. 의류매장에서 6만원짜리 옷을 구입한 뒤, 가짜 10만원짜리 신세계 상품권을 내밀었다. 직원은 이렇다 할 확인작업 없이 현금 4만원을 잔돈으로 내줬다. 정품은 온·오프라인 매장 어디에서나 쓸 수 있는 스크래치 상품권이지만, 기자가 내민 것은 뒤쪽 스크래치 부분이 교묘하게 위조된 가짜였다. “가짜 상품권”이라고 사실을 말하자 직원은 “진짜 상품권인 줄 알았다”며 고개를 저었다.
진짜 상품권(아래)과 가짜 상품권. 가짜 상품권 스크래치 부분이 진짜보다 흐릿하다.

경기 용인의 B아울렛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 골프매장에서 5만원짜리 용품을 집어든 뒤 10만원짜리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을 내밀자 거스름돈 5만원이 되돌아왔다. 또다시 “가짜 상품권”이라고 말하자 점원은 “바쁜데 농담하지 말라”고 되받아쳤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8월 선보인 스크래치형 상품권의 가짜가 실제로 시중 오프라인 매장에서 쉽게 통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온라인상에서 한 번 사용해 잔액이 없는 상품권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는 인근 상품권 할인판매소에서 일명 ‘깡’을 시도해봤다. 10만원짜리 위조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을 내밀자마자 곧바로 현금 9만4000원이 손에 쥐여졌다. 주인에게 “가짜 상품권인데 몰랐냐”고 묻자 “뉴스에서 본 가짜 상품권이 이거냐”고 신기해했다.
서울시내 한 상품권 할인판매소에 붙어 있는 안내주의문.

불황에 허덕이는 시중 오프라인 매장들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백화점 상품권을 현금과 똑같이 취급하는 것도 가짜 상품권의 악용을 돕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활용도가 많은 백화점 상품권은 어디서도 환영을 받지만,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백화점 업계 1, 2위인 롯데와 현대는 스크래치형 상품권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온라인 이용 고객 편의를 위해 도입을 검토했으나 단점이 더 많아 백지화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사용한 상품권을 시중 ‘뒷골목’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하는 것은 유통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