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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고 급식비리… 4억여원 횡령

입력 : 2015-10-04 18:52:15 수정 : 2015-10-05 0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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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 빼돌리고 식용유는 재탕·삼탕 사용 교감이 학생에게 “급식비를 안 냈으면 급식을 먹지 마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던 충암고에서 전 이사장과 전 교장, 행정실장 등이 수억원의 급식비를 횡령한 사실이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났다. 횡령을 위해 급식에 쓰는 식용유를 빼돌리고 남은 식용유로 재탕, 삼탕해 썼다는 진술도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은 4일 충암중고교의 급식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 이 같은 내용을 적발하고 충암고 전 교장 P씨와 행정실장 L씨, 충암학원 전 이사장 L씨, 용역업체 직원 등 18명을 4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충암고는 조리실에서 각 교실로 급식을 배송하는 것을 용역업체에 위탁한다는 명목으로 회계 서류를 꾸며놓고 실제로는 학교가 채용한 조리원에게 급식 배송을 맡기는 수법으로 최소 2억5700만원 상당의 배송용역비를 허위로 청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암중고의 경우 급식실이 낙후해 상당수 학생이 교실에서 급식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급식실에서 각 교실로 급식을 배송하는데, 학교 측은 이 배송을 용역업체에 위탁해 비용 처리한 것으로 조작했지만 실제로는 조리원들이 급식을 배송해 왔다는 것이다.

이번 감사에서는 학교가 납품받은 식재료를 빼돌리기 위해 종이컵과 수세미 등의 소모품을 허위로 과다청구하기도 했고, 식용유를 빼돌리고 남은 식용유를 수차례 재사용하는 수법으로 약 1억5400만원에 달하는 식자재 비용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청은 조리원에게서 “학교 측이 빼돌리고 남은 식용유가 새카매질 때까지 몇 번이고 다시 사용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런 수법으로 전 교장과 행정실장 등이 챙긴 금액은 최소 4억1035만원에 이른다고 시교육청은 밝혔다. 충암중고는 식자재 납품업체 직원을 학교급식 담당직원으로 채용해 식자재 구매 관련 불법 입찰 및 수의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의혹도 받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영양관리 소홀과 지출업무 소홀 등 급식운영 전반에 총체적인 문제점들이 이번 감사를 통해 적발됐다”고 밝혔다.

충암고는 지난 4월 이 학교 교감이 급식실에서 학생들의 급식비 납부 여부를 일일이 확인한 뒤 급식비를 내지 않은 학생에게 “급식을 먹지 마라”, “니가 먹는 밥은 다른 학생의 밥을 뺏어 먹는 것”이라는 식으로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충암초중고교를 운영하는 충암학원은 2011년 시교육청의 특별감사에서도 공사비 횡령과 학교회계 부정 등 비리가 적발돼 시교육청에 의해 검찰에 고발당하고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었다.

시교육청은 충암고 전 교장 P씨와 중고교 공동 행정실장을 맡아 회계 부정에 관여한 L씨 등에 대한 파면을 학교법인에 요구했다. 또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횡령액 전액을 회수 조치하는 한편 비리가 반복되고 있는 충암학원의 학교운영 전반에 관해 조만간 특별감사를 벌일 방침이다.

반면 학교 측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시교육청이 일부 사례를 부풀려 추정, 계산하는 식으로 허위사실을 발표했다”면서 “5일 시교육청 감사관 및 관련자를 서대문경찰서에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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