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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엄마 고마워요!"…성전환 소녀의 뜻깊은 생일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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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0-02 11:40:41 수정 : 2015-10-02 14: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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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뒤에 뭐가 있는지 한번 볼래?”

“엄마, 이게 뭐예요? 어…어? 이럴 수가!”

울음을 터뜨린 아이는 엄마를 껴안았다. 모녀의 포옹을 담은 영상은 50여초에 불과하지만, 유튜브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후, 급속히 퍼져나갔다. 영상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있는 것일까?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사는 코리 메이슨(14)은 남자로 태어났지만 자신이 늘 여자라고 생각했다. 남자 옷을 입어도 드레스나 하이힐 등 여성용품을 더 좋아했다. 오죽하면 코리의 엄마 에리카도 아들이 ‘게이’라고 생각했을까.

여자처럼 행동하니 코리를 향한 시선도 당연히 싸늘했다. 같은반 아이들은 그를 항상 괴롭혔다. 이웃도 코리를 파티에 참여하지 못하게 했다. 결국 참지 못한 에리카는 코리가 학교를 그만두게 했다. 이후 코리는 홈스쿨링을 받아왔다.

에리카는 코리가 열한 살 때, 보여준 영상을 계기로 아들의 성(性) 정체성을 확신했다. 당시 에리카가 보여준 영상은 트렌스젠더 유튜브 스타 재즈 제닝스의 모습을 담았다. 영상을 본 코리는 “엄마, 나도 이 사람과 같아요”라며 “저는 여자아이에요”라고 말했다.

에리카는 코리를 데리고 시카고의 한 아동병원 성 클리닉을 찾았다. 이곳에서 코리는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호르몬 치료는 못 받았다. 그가 열네 살이 된 후에야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2년 반이 흐르고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에리카는 코리가 에스트로겐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날 병원에서 약을 받아온 에리카는 뜻깊은 날을 그냥 흘려보내기가 아쉬웠다. 아들이 여자로 다시 태어나는 날을 기념해 코리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해주고 싶었다.

영상은 그렇게 탄생했다. 에리카는 소파 뒤에 처방전과 에스트로겐 캡슐이 담긴 봉지를 숨겨뒀다. 그리고 소파에 앉은 코리에게 “뒤에 뭐가 있는지 한 번 볼래?”라고 말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코리는 소파에서 봉지를 꺼냈고, 잠시 후 상자를 연 뒤 울음을 터뜨렸다.

유튜브 조회수 430만건 돌파 등 영상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자 에리카는 무척 기뻐했다.

에리카는 미국 ABC 뉴스에 “큰 호응을 얻을지는 몰랐다”며 “부정적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딸과 나의 넘치는 사랑을 대변하는 것이라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혹시라도 10대 트렌스젠더 자녀를 둔 이가 있다면, 우리 영상을 보고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에리카는 트렌스젠더를 보는 사회의 시선이 바뀌기를 원했다.

“부디 마음을 열었으면 좋겠어요. 단지 성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외모는 바뀌더라도 사람의 마음은 바뀌지 않아요. 모두가 마음을 열고, 트렌스젠더들을 보는 색안경을 벗었으면 좋겠어요.”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유튜브 영상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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