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선진국병 '무지외반증' 치료하는 70대 환자 급증

입력 : 2015-09-30 15:09:46 수정 : 2015-09-30 15:21:3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무지외반증 방치 시 무릎 허리에 악영향

 


다음달 2일은 '노인의 날'이다.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의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생명과 직결된 질병 치료에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중병이 아니더라도 미관상 문제가 되거나 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질환도 적극 치료하는 추세다. 생활의 불편을 덜어 삶의 질을 높이는 대표적인 치료가 휜 엄지발가락을 교정하는 치료다. 

통계에 따르면 70대 무지외반증 환자 증가율이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다. 늙어도 예쁜 발을 원하는 노인이 많다는 의미다. 무지외반증 치료는 미용상 목적 외에도 관절척추 건강을 위해 권장되는 치료다. 장기간 방치 시 무릎 관절이나 허리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 무지외반증 증가율 70대>80대>60대 순

단순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아름답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추구하는 노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처진 눈꺼풀을 교정하는 안검하수 수술, 노안라식교정과 같은 노안시력교정술, 치아 임플란트 수술 등을 선택하는 노인들이 많아 지는 현상이 이를 반영하다. 

과거에는 암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 치료에 관심을 가졌지만 고령화사회가 되고 소득수준이 증가하면서 미용 목적이나 삶의 질과 연관된 질환인 '선진국병'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다. 정형외과 질환 중에서는 무지외반증을 치료하는 노인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틀어진 발가락을 적극적으로 치료해 당당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노인들이 많아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무지외반증 환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환자 수는 40~60대 환자의 비율이 높지만 증가율은 60대 이상에서 가파르다. 70대 환자 증가율이 81.8%(10만 명 당 환자수 77명->140명)로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성별로는 남성이 81.0%, 여성이 82.5% 증가해 남녀 간에 차이는 거의 없었다. 70대 다음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인 연령대는 80대 이상(56.4%), 60대(42.5%) 순이었다.평균 연령 73.62세 노인 189명 모두에게서 한 가지 이상 족부 문제 확인됐으며 무지외반증 발병률은 무려 82.5%라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이에 대해 정형외과 전문의 서동현 원장(부평힘찬병원)은 "노인 무지외반증 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질환이 갑자기 늘어난 것이 아니라 과거에는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했다가 뒤늦게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가 많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며 "무지외반증을 치료하면 '예쁜 발'을 갖게 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무릎이나 허리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발가락이 15도 이상 휘어진 경우에 무지외반증으로 진단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무지외반증 위험이 높으며 발볼이 좁고 꽉끼는 신발을 오래 신은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무지외반증이 생기면 엄지발가락 관절이 튀어나와 신발에 닿아 통증이 생긴다. 

신발에 계속 부딪히면 관절 돌출 부위가 두꺼워지고 염증이 생긴다. 엄지발가락 변형으로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과 엇갈리거나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발가락, 발바닥에 굳은 살이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통증 때문에 바른 자세로 걷기 어려워 오래 걸으면 쉽게 피로해진다.

◆ 무지외반증 방치하면 무릎 관절염-척추관협착증 악화

무지외반증은 발 외에도 다른 관절 척추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엄지발가락은 다른 네 개의 발가락에 실리는 체중만큼의 부하를 혼자 감당하는 중요한 부위로 보행 시 체중을 한쪽 발에서 다른 쪽 발로 옮겨주는 지렛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런데 엄지발가락 통증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에 힘을 싣지 않고 걸으면 걸음걸이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목과 무릎, 골반, 허리까지 불균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결과적으로 퇴행성관절염,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여러 가지 질환이 유발되거나 악화될 우려가 있다. 뿐만 아니라 걸음이 안정적이지 못해 넘어지기 쉬우며 염좌나 골절 등의 부상을 당할 위험도 크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 관절이 바깥으로 튀어나온 정도를 보고 어떻게 치료할지 결정한다.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튀어나온 부위에 자극이 가해지지 않도록 발볼이 넓고 밑창에 약간의 쿠션이 있는 신발로 바꾸는 것이 우선이다. 발바닥 전체에 골고루 체중이 실리게 하는 특수 깔창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노인의 경우 수 십 년간 무지외반증이 진행돼 수술로 치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뼈의 정렬을 바로잡아야 무지외반증의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다.

◆ 나이 들수록 신발 반드시 신어보고 사야

무지외반증의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을 편하게 해야 한다. 신발을 살 때 예전에 신던 신발 크기 그대로 사는 경우가 많은데 나이 들수록 반드시 신어보고 사야 한다. 나이가 들면 바닥의 아치를 지지해 주는 인대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발 길이나 발 폭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신발은 발볼이 넓고 밑창 쿠션이 충분한 것이 좋다. 발가락으로 수건이나 바둑알을 집어 올리기, 양쪽 엄지발가락 사이에 고무밴드를 끼우고 당기기, 발바닥으로 병굴리기 등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외출 후에는 따뜻한 물로 족욕을 해주는 것도 좋다.

서동현 원장은 "평발과 요족은 그 자체가 통증을 유발하지 않아 본인이 평발 요족인지도 모르는 노인도 많다"며 "그러나 평발과 요족은 무지외반증을 유발하거나 진행을 가속화할 있으므로 평소 발 피로를 자주 느낀다면 전문의에게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헬스팀 김봉수 기자 cshoo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