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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내 최초 양주 '캡틴큐' 35년만에 역사속으로

입력 : 2015-09-21 16:55:18 수정 : 2015-09-21 17: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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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양주 ‘캡틴큐’가 35년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캡틴큐가 가짜 양주 베이스로 악용된다는 본지 보도(세계일보 8월 25일자 17면, 26일자 18면)와 관련, 제조사인 롯데주류가 연내 생산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21일 “캡틴큐 제조용 주정이 모두 소진 되면 생산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며 “남아 있는 주정은 2500ℓ로 카라멜, 럼향 등 첨가제를 섞으면 약 9000병(700㎖ 병 기준) 가량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고 말했다. 이로써 알코올도수 40도의 캡틴큐는 1980년 1월 첫 출시된지 35년 만에 자취를 감추게 됐다. 그동안 판매된 캡틴큐는 600만ℓ(700㎖×6명 한상자 기준 144만 상자)이며, 판매 금액은 약 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롯데가 캡틴큐 생산 중단을 결정한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다. 먼저, 캡틴큐가 가짜 양주를 만드는 베이스로 악용돼 국민 건강을 해치고 지하경제의 배를 불린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경영권 분쟁 등으로 코너에 몰린 롯데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도 감안됐다. 여기에다 ‘처음처럼’, ‘클라우드’, ‘스카치블루’ 등 국내 대표 종합주류회사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시점에서 전체 주류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캡틴큐는 롯데주조가 저가 대중 양주로 선보인 국내 최초의 럼(Rum)이다. ‘물 건너온 술’이면 주종 구분 없이 양주로 뭉뚱그려지던 시절 귀하고 비싸서 못 먹던 양주의 로망을 이룬 술이다. 캡틴큐는 원액 함량이 20% 미만 이거나 양조주나 증류주를 원료로 알코올·당분·향료 등을 혼합해 만든 술이다. 주정에 럼향을 절묘하게 혼합해 만든 캡틴큐는 1980년 출시 5개월만에 국내 양주시장을 석권했고, 첫해 1000만 병이 넘게 팔려나갔다. 현재 40∼50대에게 캡틴큐는 코를 찌르는 향과 지독한 두통·숙취로 기억되는 술이다.

캡틴큐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2007년 5억6000만원, 2008년 4억9000만원, 2009년 4억8000만원, 2010년 5억원, 2012년 5억500만원, 2014년 5억1000만원어치가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캡틴큐에 에탄올과 물, 우롱차 등을 섞은 가짜 양주가 변두리 유흥주점 등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캡틴큐가 사라지면 저가 양주의 대명사로 쌍벽을 이루던 국순당L&B의 ‘나폴레온’의 행보도 주목된다. 지난해 640㎖ 7만5000병과 360㎖ 4만5000병을 판매한 나폴레온 역시 가짜 양주를 만드는 베이스로 악용된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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