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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난민에 가려진 아프간 난민

입력 : 2015-09-20 18:27:42 수정 : 2015-09-20 18: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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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악화로 유럽행 선택 증가
국제 관심 시들… 시리아인과 차별
에게해서 또 시리아 여아 숨져
“시리아인들은 4년여간 내전을 겪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인들은 (1979년 옛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한 이후) 40년 가까이 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왜 우리는 땡볕에서 ‘시리아인들만, 시리아인들만’이란 말을 듣고 있어야 하는가?”

세르비아에서 유럽행 버스를 기다리던 아프간 군 장교는 시리아인에 비해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아프간 무장단체 탈레반에 살해 위협을 받고 고국을 등진 난민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시리아 난민들에게만 쏠리고 있다”면서 “아프간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시들해진 사이, 내전 악화로 유럽으로 떠나는 아프간인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아프간 북부 쿤두즈주에서 정부군과 탈레반 간 교전이 거세지면서 난민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프간 난민 문제는 시리아 난민 못지않게 심각하다. 올해 상반기 유럽으로 향한 난민 41만1567명 가운데 시리아인(51%)에 이어 아프간인(15%)이 두 번째로 많다고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또 수도 카불의 여권 사무소에는 하루 5000명이 여권을 발급받기 위해 몰리는가 하면, 터키 비자를 5500∼6000달러(639만∼697만원)에 파는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그리스와 발칸반도, 호주 등지에 있는 아프간인들의 좋지 않은 상황을 알고 있다”면서 “아프간에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추진 중인 TAPI 가스관(투르크메니스탄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를 연결) 건설을 비롯한 경제 살리기 프로젝트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에게해에서는 어린이 난민의 비극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가 터키 해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데 이어 이날 터키에서 그리스로 향하던 난민선이 그리스 레스보스섬 동쪽에서 가라앉아 다섯 살배기 시리아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밝혔다. 이 배에는 26명이 타고 있었으나 11명만 구조됐다. 전날인 18일에도 네 살배기 시리아 여아의 주검이 터키 서부 해안에 떠밀려왔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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