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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기원은 돈 매개로 한 이성교제… ‘낭만’은 없었다

입력 : 2015-09-18 20:45:53 수정 : 2015-09-18 20: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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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 L 베일리 지음/백준걸 옮김/앨피/1만6000원
데이트의 탄생/베스 L 베일리 지음/백준걸 옮김/앨피/1만6000원


‘우리의 데이트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데이트란 청춘의 특권이며 설렘 그 자체이다. 데이트 폭력 또는 데이트 살인이니 하는 끔찍한 말들과 엮이기 전까지는….

이 책은 우리 시대의 연애가 어쩌다 심각한 사회 문제로 ‘타락’했는지에 대해선 묻지 않는다. 데이트의 원래 모습을 역사적·사회적으로 추적한 데이트 연구서이다.

데이트란 용어는 빈티지에서 시작됐다. 데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밖으로 ‘나가는’ 행위다.

20세기 초 자본주의가 본격 개화하는 시기에 도시에는 많은 빈민가가 생겼다. 가난한 젊은이들에게는 사랑을 속삭일 적당한 공간이 없었다. 연애를 하려면 밖으로 나가야 했고, 밖으로 나가려면 돈이 들었다. 오늘날까지도 남녀를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데이트 비용’ 문제가 생겨났다. 자본주의의 성격상 일단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내기로 합의되었다.

여자는 그 대가로 남자에게 성적 호의를 제공한다. 남자는 남녀관계에서 우월한 권력을, 여자는 실리를 취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물론 이 과정에서 ‘더치페이(더치 데이트)’도 있었지만, 남자들은 돈으로 권력을 살 기회를 포기하지 않았다. 성 구매자와 판매자의 만남이 ‘데이트’의 어원이라는 것이다.

돈을 매개로 한 이성교제가 데이트의 기원이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데이트는 결국 자본주의 교환경제의 산물이라는 얘기다.

2013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남성의 84%가 주로 데이트 비용을 내고, 76%의 남성이 여성이 돈을 내겠다고 했을 때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저자는 묻는다. “사랑은 교감이지만 사랑의 현실은 교환이 아닌지….”

김신성 기자 ss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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