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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멩코서 베를린 앙상블까지… 가을 공연 전설이 시작된다

입력 : 2015-09-13 21:29:29 수정 : 2015-09-13 21: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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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댄스, 30일부터 10월 18일까지
스파프, 10월 2일부터 30일간
시댄스(SIDance·서울세계무용축제)와 스파프(SPAF·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가을 공연 축제의 양대 산맥이다. 무용과 연극 분야만 놓고 보면 각각 한 해를 대표하는 간판 축제이기도 하다. ‘집안 잔치’에 그치는 상당수 행사와 달리 두 축제는 알찬 내용으로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무용·연극 팬들은 두 축제 기간이 다가오면 일정표를 보며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시댄스는 30일부터 내달 18일까지 열린다. 올해 축제의 특징은 제3세계 국가의 다양한 춤을 만날 수 있다는 점. 현대 무용의 중심인 유럽뿐 아니라 동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의 다양한 몸짓이 무대에 오른다. 내달 2일 시작하는 스파프는 30일간 열린다. 브레히트가 창설한 ‘베를린 앙상블’이 최초 내한하는 등 눈에 띄는 공연이 다수 포진해 있다.

가을 무용·연극 축제의 양대 산맥인 시댄스와 스파프가 10월의 밤을 수놓는다. 올해 시댄스에서는 서유럽뿐 아니라 동유럽, 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가의 춤을 엿볼 수 있다. 스파프는 전설적 극단인 ‘베를린 앙상블’과 그로토프스키가 설립한 ‘예지 그로토프스키-토머스 리처즈 워크센터’의 첫 내한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시댄스·스파프 제공
◆플라멩코에서 터키 수피댄스까지

올해 18회째인 시댄스의 키워드는 다양성이다. 축제 첫날은 플라멩코로 피를 데운다. 스페인 국립안달루시아 플라멩코 발레단이 창단 20주년 기념 공연인 ‘이미지들’을 선보인다. 이 단체의 대표작 다섯 편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올해 영국 런던 새들러스 웰스 극장 플라멩코 축제에 초청돼 ‘플라멩코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평을 들었다.

터키 전통 수피댄스도 만날 수 있다. 터키 무용수 지야 아자지는 이슬람 신비주의인 수피즘을 현대무용과 엮은 ‘데르비시’를 공연한다. 수피 사운드와 일렉트로닉 음악, 반복되는 드럼 리듬 속에 세 겹 치마를 입은 무용수가 현기증이 날 만큼 회전을 반복한다. 시댄스 측은 “지야 아자지는 뇌쇄적인 눈빛과 출중한 외모로 유럽 전역에서 오빠부대를 몰고 다닌다”고 전한다.

동유럽 무용단의 내한 역시 이색적이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무용단이 서정성 가득한 ‘Z를 위한 레퀴엠’으로 7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이 작품은 삶의 덧없음과 현대 사회의 소외를 표현했다. 포르투갈 올가 호리즈 무용단은 인간관계의 모순을 다룬 ‘애완동물’을 선보인다. 발레리나이자 안무가인 올가 호리스는 포르투갈 현대 무용계를 이끌고 있다. 2004년 포르투갈 정부가 국위를 선양한 국민에게 수여하는 헨리왕자 훈장, 1993년 영국 ‘타임아웃’상 최고 안무상을 받았다. 스웨덴 무용인인 예프타 반 딘테르는 ‘그라인드’와 ‘디스 이즈 콘크리트’를 무대에 올린다. 시댄스 측은 “무용 아닌 무용 같은 ‘그라인드’는 유럽 현대무용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며 “전위적 작품성과 기존과 다른 무대 체험이 새로움을 갈망하던 이들을 열광시켰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야 사마르! 댄스 시어터의 ‘경계’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안무가 사마르 하다드 킹은 힙합, 발레, 애크러배틱 등 다양한 스타일을 섞은 춤을 선보인다. 미국 안무가 신이치 요바 코가의 잉크보트는 ‘선 사이에서’를 공연한다. 신이치 요바 코가는 2008년 미국 무용지 ‘댄스 매거진’이 꼽은 ‘주목할 만한 25인’에 선정됐다. 공연은 서울 예술의전당, 강동아트센터, 서강대학교 메리홀, 남산골한옥마을 국악당에서 열린다. 2만∼10만원. (02)3216-1185

◆베를린 앙상블 첫 내한… 무용 공연도 다채

올해로 15회를 맞는 연극·무용축제 스파프는 7개국 21개 단체를 초청했다. 이전보다 공연 편수를 줄이는 대신 작품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가장 큰 화제는 전설적 극단 ‘베를린 앙상블’과 그로토프스키가 설립한 ‘예지 그로토프스키-토머스 리처즈 워크센터’의 첫 내한이다.

베를린 앙상블은 1949년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창단했다. 이 단체는 독일이 유럽 연극의 선두주자로 자리잡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셰익스피어 소네트’. 이미지극의 대가 로버트 윌슨이 연출하고 ‘물랭루즈’, ‘브로큰백 마운틴’의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루퍼스 웨인라이트가 음악을 담당했다. 짝사랑의 고통, 인간의 필멸과 시의 영원성에 대한 25편의 시를 무대화한 음악극이다. 배우진 역시 옹골차다. 79세의 앙겔라 슈미트가 셰익스피어를 연기하고, 83세 위르겐 홀츠가 엘리자베스 여왕으로 분한다.

예지 그로토프스키-토머스 리처즈 워크센터는 ‘리빙룸’을 공연한다. 폴란드 출신의 그로토프스키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연극인 중 한 명이다. ‘가난한 연극’으로 유명한 그는 서구 연극인들이 관객과 배우의 관계, 연극과 연기술을 대하는 방식을 뒤흔들었다. ‘리빙룸’은 그가 후계자인 토머스 리처즈와 집대성한 ‘수단으로서의 예술’ 이론을 접목한 공연이다.

축제 시작은 벨기에 피핑톰 무용단이 장식한다. 피핑톰 무용단은 ‘현대무용의 성지’ 벨기에를 대표하는 단체다. 2년 전 국내 관객에 눈도장을 찍었다. 이번에 공연하는 ‘아 루에’는 애크러배틱한 안무와 시각 효과로 영화를 보는 듯 몽환적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이 단체 소속인 한국 무용가 김설진과 정훈목이 무대에 오른다. 시댄스와 마찬가지로 플라멩코의 정열도 맛볼 수 있다. 스페인 현대 플라멩코의 새로운 스타인 로시오 몰리나가 ‘보스케 아르도라’를 선보인다. 스파프 측은 “전설적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그의 춤을 보고 무대 뒤에서 무릎을 꿇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국내 최고 여성무용수 세 명도 한 자리에 모인다. 발레리나 김주원, 현대무용가 차진엽, 국립무용단의 장윤나가 ‘솔로이스트’ 코너에서 각각 기량을 뽐낸다. 공연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평창동 토탈미술관에서 열린다. 2만∼7만원. (02)3668-0082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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