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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만년설 머금은 산… 열도에서 알프스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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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9-10 19:18:20 수정 : 2015-09-20 19: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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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
최근 일본 주부지방 기후에 이어 다녀온 도야마(富山)는 지명이 유래한 한자 뜻 그대로 산이 많은 곳이다. 일본 혼슈 중앙 북부에 자리하고 있다. 도야마 사람들의 자랑으로, ‘동양의 알프스’로 불리는 다테야마(立山) 연봉이 있어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구경할 수 있다. 다테야마산은 후지산(富士山), 하쿠산(白山)과 더불어 일본의 3대 명산으로 꼽힌다. 이곳의 명물인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는 산을 좋아하는 이들은 꼭 한 번 찾고 싶은 여행지다. 

지난달 중순 기자 일행은 도야마현의 초청으로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를 찾았다. 높이 3016m의 다테야마산을 관통하는 산악 관광루트로, 도야마에서 나가노현까지 표고차 2400m를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횡단하게 되는 트레킹 코스다. 

알펜루트 출발지는 다테야마역이다. 소문대로 초등학생에서 중년층 단체 여행객까지 이른 아침부터 역 내부는 크게 붐볐다. 여행객 무리에서 한국에서 온 대학교수 일행도 만났다. 다소 들뜬 마음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표고차 500m, 평균 기울기 24도의 비탈길 1.3㎞를 7분 만에 올라가면 비조다이라역에 도착한다. ‘비조다이라’는 ‘삼림욕의 숲·일본 100선’에 나오는 원생림이다. 수령이 1000년이 넘는 다테야마 삼나무 거목, 너도밤나무 등의 원생림도 볼 수 있다. 60종의 야생조류도 서식한다. 비조다이라에서 고원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더 달리면 높이가 2450m로 구로베 알펜루트에서 가장 높은 ‘무로도’다. 이곳의 ‘미쿠리가이케’ 연못은 무로도를 대표하는 경관이다. ‘신을 위한 주방의 연못’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다. 옛날 이 연못의 물을 사용해 다테야마의 신에게 올리는 요리를 만들었다고 해서다. 
'신을 위한 주방의 연못'이라 불리는 무로도의 미쿠리가이케, 코발트빛 수면이 산봉우리를 비치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무로도는 일행이 찾은 이날 코발트블루 수면이 산봉우리들을 맑게 비치는 장관을 여행객에게 선물했다. 경관이 뛰어나 방문객들이 앞다퉈 연못 주변에서 기념촬영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일행도 뒤질세라 도야마현청에서 안내를 맡은 관광국 직원 미나미 다카시마씨와 함께 연못을 배경으로 수차례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무로도에서 다시 트롤리 버스를 타고 10분을 가면 ‘다이칸보’. 이곳에 일본 알프스와 구로베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다이칸보에서 다시 로프웨이와 케이블카를 번갈아 타고 10여분 내려오면 일본이 자랑하는 구로베댐을 만난다. 
높이가 186m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댐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한 일본은 전기가 부족했고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서 이 댐을 건설했다. 7년의 공사기간(1956∼63년)과 513억엔의 비용과 1000만명의 노동력이 동원됐고, 171명의 순직자도 발생했다고 한다. 댐 건설의 드라마는 미국의 후버댐처럼 일본 내에서 화제가 끊이지 않았고 영화 ‘구로베의 태양’에서 당시 박진감 넘치는 연기가 유명하다.

이처럼 구로베 알펜루트는 케이블카, 고원버스, 트롤리버스, 로프웨이, 트롤리버스를 번갈아 타고 오른다. 점심시간을 포함하면 거의 한나절이 소요된다. 여름철인데 산 계곡 곳곳에서 녹지 않은 집채만 한 눈덩이가 고스란히 남아 신비감을 주고 있다. 사계절 내내 볼 것이 많지만 알펜루트가 개통하는 다테야마는 봄에 절경을 보여준다. 이곳은 매년 봄에 알펜루트가 개통되면 약 20m 높이의 설벽이 700m 이상 이어져 장관을 이룬다. 
‘동양의 알프스’라 불리는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무로도. 여름철인데 계곡 곳곳의 녹지 않은 거대한 눈덩이들이 신비감을 주는 계곡을 트레킹족들이 줄지어 걸어가고 있다,
11월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4월이면 20m 이상 쌓이고, 이때 눈을 치우고 길을 낸다. 이 눈길을 걷기 위한 트레킹족이 전 세계에서 몰려든다. 눈길은 6월 중순까지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사진을 통해 이곳의 설경을 보니 다테야마를 왜 일본의 알프스로 부르는지 알 만하다. 눈 덮인 다테야마의 장관을 제대로 보기 위해 내년 봄에 한 번 더 오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기자 일행을 안내한 도야마현 새내기 직원 다카시마씨는 “앞으로 구로베 알펜루트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도쿄에서 도야마까지는 JR열차로 3시간20분이 걸렸다. 하지만 나가노까지만 운영되던 신칸센이 지난 3월 도야마까지 연장 운행되면서 2시간8분으로 단축됐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공항에서 도야마공항까지 직항편을 주 3회(화·금·일요일) 운항한다.

도야마=글·사진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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