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기자 일행은 도야마현의 초청으로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를 찾았다. 높이 3016m의 다테야마산을 관통하는 산악 관광루트로, 도야마에서 나가노현까지 표고차 2400m를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횡단하게 되는 트레킹 코스다.
알펜루트 출발지는 다테야마역이다. 소문대로 초등학생에서 중년층 단체 여행객까지 이른 아침부터 역 내부는 크게 붐볐다. 여행객 무리에서 한국에서 온 대학교수 일행도 만났다. 다소 들뜬 마음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표고차 500m, 평균 기울기 24도의 비탈길 1.3㎞를 7분 만에 올라가면 비조다이라역에 도착한다. ‘비조다이라’는 ‘삼림욕의 숲·일본 100선’에 나오는 원생림이다. 수령이 1000년이 넘는 다테야마 삼나무 거목, 너도밤나무 등의 원생림도 볼 수 있다. 60종의 야생조류도 서식한다. 비조다이라에서 고원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더 달리면 높이가 2450m로 구로베 알펜루트에서 가장 높은 ‘무로도’다. 이곳의 ‘미쿠리가이케’ 연못은 무로도를 대표하는 경관이다. ‘신을 위한 주방의 연못’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다. 옛날 이 연못의 물을 사용해 다테야마의 신에게 올리는 요리를 만들었다고 해서다.
'신을 위한 주방의 연못'이라 불리는 무로도의 미쿠리가이케, 코발트빛 수면이 산봉우리를 비치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
이처럼 구로베 알펜루트는 케이블카, 고원버스, 트롤리버스, 로프웨이, 트롤리버스를 번갈아 타고 오른다. 점심시간을 포함하면 거의 한나절이 소요된다. 여름철인데 산 계곡 곳곳에서 녹지 않은 집채만 한 눈덩이가 고스란히 남아 신비감을 주고 있다. 사계절 내내 볼 것이 많지만 알펜루트가 개통하는 다테야마는 봄에 절경을 보여준다. 이곳은 매년 봄에 알펜루트가 개통되면 약 20m 높이의 설벽이 700m 이상 이어져 장관을 이룬다.
‘동양의 알프스’라 불리는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무로도. 여름철인데 계곡 곳곳의 녹지 않은 거대한 눈덩이들이 신비감을 주는 계곡을 트레킹족들이 줄지어 걸어가고 있다, |
도야마=글·사진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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