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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정치학 권위자가 민주주의 실체 직시 촉구

입력 : 2015-09-05 01:00:00 수정 : 2015-09-0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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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던 지음/황미영 옮김/레디셋고/1만5000원
민주주의의 마법에서 깨어나라―정치학 최고 권위자 존 던의 예일대 명강의/존 던 지음/황미영 옮김/레디셋고/1만5000원


‘케임브리지학파’를 만든 3대 정치학자로 꼽히는 존 던의 민주주의 명강의가 책으로 나왔다. 던은 영국 케임브리지대 킹스칼리지 정치학과의 명예교수다. 미국, 유럽, 인도, 중국 등 전 세계 정치학자들로부터 존경받는 정치학자이다. 이 책은 최근 미국 예일대에서 행한 강의를 출간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존재했던 민주주의는 당시 사람들에게 호의적인 제도이기는 했으나 좋은 정부와 동의어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인은 민주주의가 가장 이상적이고 평등하다는 착각에 사로잡혀 있다. 민주주의 정부가 좋은 정부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 결과 오늘날 민주주의는 ‘좋은 정부’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의 중심에는 늘 민주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주의는 평화와 평등, 자유, 정의를 보장하는 가장 훌륭하고 바람직한 최선의 정치제도라는 환상을 가지게 되었다. 민주주의의 주된 정치적 매력은 국민을 정의롭고 평등하게 대하거나 최소한 그런 방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사실은 민주주의는 매우 불분명하며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저자는 “민주주의는 항상 만족스러운 정치적 결과를 보장하는 행운의 ‘부적’은 아니다”고 지적하며 실체를 직시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1776년 봄 미국 대통령을 지낸 존 애덤스는 “공화주의 정부를 제외하면 좋은 정부란 없다”고 했다. 그는 이후 이 견해를 상당히 보강하면서 민주주의 맹점을 지적했다. 애덤스를 따르는 이들은 민주주의가 절대로 공화정을 대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민주주의에 매우 구체적인 위험 요인이 있다고 생각했다. ‘단순민주주의’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다. 단순민주주의란 선거의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극단적인 정치형태이다.

이들은 ‘단순민주주의’가 모든 정부 형태 중 최악이 될 것이고, 모든 다른 민주주의 국가가 그랬듯 결국 전제정치로 막을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민주주의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게 아니다. 민주주의에 경도된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아 주면서 새로운 민주주의 창안을 주창하려는 것이다.

저자는 “현대사회와 민주주의 사이의 로맨스는 세상에 빛을 가져온 만큼이나 불투명성과 혼란도 가져다줬다”면서 “민주주의를 깎아내리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민주주의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각종 오명에서 민주주의를 보호하려는 노력도 그만큼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간 민주주의는 시대에 따라, 나라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고 변주됐다. 그 과정에서 일부 민주주의는 방향을 잃고 고장이 났다”면서 “지금의 민주주의를 제대로 직시할 때 고장 난 민주주의를 되돌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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