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오후 2시 10분께 이모(76) 할머니가 경기 용인 수지구 소재 삼정저축은행을 찾아 4천600여만원이 예금된 통장을 중도 해지하고 모두 현금으로 줄 것을 요구했다.
박경용(56) 지점장은 이 할머니에게 거액을 찾는 이유를 물었지만, 할머니는 "아는 사람이 현금을 요청해서 그렇다"고만 대답했다.
현금을 찾은 이 할머니는 은행 출입문 주변에서 누군가와 통화를 했고 박 지점장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뒤따라 나서 통화 내용을 듣던 중 할머니가 '보이스피싱'에 범죄에 노출됐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박 지점장은 "통화 내용 중 '금융감독원'과 '사물함' 등의 단어가 들려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했다"며 "할머니를 은행으로 다시 모시고 와서 보이스피싱에 대해 설명했지만 믿지 않으셨다. 아들과 통화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지점을 방문하기 전 다른 은행에서도 4천700만원을 찾으셨더라"며 "하마터면 거액을 모두 잃을 뻔하셨다"고 덧붙였다.
할머니는 이날 수사기관을 사칭한 사기단으로부터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돈을 모두 찾은 뒤 알려주는 장소에 보관하라"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4일 이러한 공으로 은행을 찾아 박 지점장에게 김종양 경기청장 명의의 감사장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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