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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병력 동원… 전 세계에 '중화 부흥' 선포

입력 : 2015-09-03 18:47:51 수정 : 2015-09-03 17: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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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 현장 스케치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최신 무인기 윙룽(翼龍)이 등장하고 있다.
베이징=AFP연합뉴스
“인류 해방, 구국의 책임은 우리의 몫∼, 왜놈을 국토의 동쪽으로 몰아내자∼, 우리들은 항일의 선∼봉.”

3일 중국의 항일전쟁·제2차세계대전 승리 70주년 열병식이 열린 베이징 톈안먼(天安門)광장에는 개막시간인 오전 10시(한국시간 11시) 이전부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70년 전 중국 인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던 ‘중국항일군정대학교가’ 등의 항일가곡들이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항일전쟁·제2차세계대전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가한 여군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베이징=서상배 선임기자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10시 정각 개막선언을 하면서 열병식의 막이 올랐다.

이날 열병식은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15번째다. 국내용 행사에 그쳤던 앞선 14번의 열병식과 달리 이번 행사에선 귀빈석인 톈안먼 성루에 시 주석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정상급 외빈 50여명과 각국 외교사절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등 전직 중국 공산당 지도부도 총출동했다.

곧바로 56문의 예포에서 발사된 70발의 포성이 올해가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임을 알렸다. 이어 국기호위부대가 톈안먼광장 인민영웅기념비에서 게양대까지 정확하게 121보를 걸어 오성홍기를 게양했다. 121보는 청일전쟁(1894)에서 2015년까지 121년을 상징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서 각국 정상 등과 함께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을 기념하는 군사퍼레이드를 참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일어서 있는 다른 정상과 달리 군사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 앉아 있었다.
베이징=연합뉴스
19세기 말 동아시아의 패권국이었던 청나라가 일본 해군에 의해 북양함대가 궤멸되고 지상전에서도 무참히 짓밟히면서 일본과 서구 열강의 먹잇감으로 전락한 것은 중국으로서는 잊을 수 없는 치욕이다. 그런 의미에서 121걸음은 이제 그 치욕을 씻고 중국이 다시 동아시아의 패권국으로 우뚝 서겠다는 상징적 퍼포먼스인 셈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시 주석은 이날 기념연설에서 “노병 여러분, 오랜 동지들”을 먼저 외쳤다. 중화민족의 단결을 호소한 것이다.

실제로 이날 열병식에는 국공(國共·국민당과 공산당) 양당의 노병이 포함된 2개의 항전노병 대오뿐만 아니라 대만의 롄잔(連戰) 전 국민당 주석도 자리를 같이했다.

시 주석은 이날 짙은 색 중산복(인민복) 차림으로 무개차에 올라 부대원들을 사열했다. 중산복은 삼민주의를 주창한 쑨원(孫文)이 고안한 옷으로 원래 국민당이 지정한 국가 공식예복이다. 시 주석이 “동지들 안녕하세요”, “수고많습니다”라고 치하하자 열병식 부대원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인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충성을 다짐했다.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진행된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항공모함 킬러’ 둥펑 21D가 이동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이날 열병식 분열에서는 1만2000명의 병력으로 구성된 지상방진(네모꼴을 이룬 부대진형) 57개(도보방진 30개·장비방진 27개)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200여대의 각종 군용기로 조직된 공중편대가 분열을 했으며, 17개국의 외국군도 행진에 참가했다. 사상 최대 규모인 207명으로 편성된 3군 의장대와 열병식 사상 처음으로 참가한 51명의 육해공 여성의장대의 절도 있는 동작도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텐안먼광장에서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이 열리고 있다.
베이징=청와대사진기자단
미사일 부대 등의 톈안먼광장 지상퍼레이드에 이어 ‘베이징 블루’(베이징의 맑고 푸른 하늘)를 배경으로 공중쇼가 이어졌다. 군용기가 삼각편대를 이뤄 선두에 서고 헬기편대가 뒤를 이으며 형형색색의 연막으로 전승절 축하비행을 했다. 열병식 시작은 항일이었지만 평화를 상징하는 수만 마리의 비둘기와 7만개의 형형색색 풍선이 톈안먼광장 하늘을 수놓으며 열병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리 총리의 11시37분(한국시간 12시37분) ‘종료’선언으로 90여분간 진행된 군사퍼레이드는 모두 막을 내렸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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