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독] 인천공항 위험화물 안전 관리 ‘허술’

입력 : 2015-09-02 19:29:17 수정 : 2015-09-02 17:36:4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인화성·방사능물질 화물 반입 때 위험물 터미널 거치게 돼있지만 규정 어기고 일반창고 직행 많아 인천국제공항이 인화성이 강하고 방사능 물질이 포함된 위험화물을 반입하면서 ‘위험물 터미널’에 입고해 안전검사를 받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곧바로 반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인천국제공항 등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은 공항 동쪽의 화물터미널 인근에 위험물을 반입, 운송하는 ‘위험물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위험물 터미널은 국제법을 적용받는 국제항공수송협회(IATA)와 국내법에 따라 ‘항공위험물 등급 클래스9’와 ‘위험물 4류’로 분류된 항공기 엔진 터빈과 엔진점화장치 등을 반입할 때 입고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인화성과 방사능 물질이 함유된 화물을 안전하게 처리한 뒤 국내로 이송하게 된다.

2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 동쪽에 있는 위험물 터미널 에어사이드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위험물질의 폭발 위험성 등을 감안해 항공기에서 터미널까지 이동거리를 최대한 짧게 만든 에어사이드 출입문이 항공사 측의 화물분류 방식 변화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위험물 터미널 운영업체가 바뀌면서 반입물량이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한 항공사가 위험물 터미널을 운영하던 4월까지 월평균 입고량이 1000여t에 달했으나 중소업체가 이 운영권을 넘겨받은 5월부터는 월 평균 585t에 그치고 있다. 이 기간 관련법상 관리대상인 수입 항공기엔진이나 외제자동차가 상당량 수입됐지만 입고된 실적은 전혀 없다.

이같이 위험물 터미널에 인화성 등이 강한 위험화물 입고 실적이 저조한 것은 국내에 반입된 항공기 위험물이 안전하게 처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위험물질을 실은 항공기가 화물터미널에 도착한 즉시 최단거리인 ‘에어사이드’를 통해 위험물 터미널에 입고해야 하는 규정을 위반하고 있는 셈이다. 대신 항공사 측이 일반창고로 가져가 분리작업을 하고 선별된 물품에 한해 위험물 터미널 사업자가 항공사 측에 운송비를 지불한 뒤 옮기고 있다. 이는 에어사이드로 신속히 반입해야 하는 위험물 터미널 설립 취지에 어긋나고 폭발물을 제대로 검사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천공항 위험물 터미널 관계자는 “해외에서 수송할 때는 항공법상 위험물로 분류해 비싼 운임을 적용하고 인천공항에서는 비위험물로 취급해 항공사 일반창고로 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험물이 항공수송과정에서 움직임 등이 많아 진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안전점검을 거치지 않고 반입돼 운송 중 폭발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항공화물 관련 전문가들은 “위험물을 에어사이드로 바로 빼지 않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고 자칫 위험화물 이동로가 폭발위험이 높은 ‘킬링로드’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대형 항공사의 갑질과 이를 알고도 묵인하는 인천공항과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항공사와 화주 간의 결탁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위험물 터미널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이 수입하는 많은 양의 위험물이 항공사와의 암묵적 결탁에 의해 위험물 터미널을 통과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안전처 유인재 안전감찰관은 “지난 5월부터 인천공항에 대한 안전시스템을 조사해보니 화주에게 유리하도록 방임함으로써 위험물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처리된 점 등이 확인됐다”며 “그래서 물류비용이 적정수준에서 처리되고 공항 안전에도 문제가 없게끔 관련법 개정을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글·사진 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