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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新북극외교 시대와 한국의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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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9-01 21:58:47 수정 : 2015-09-01 17: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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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균형개발 참여
옵서버 멤버중 최고의 모범국
‘더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나 ‘아웃브레이크’를 기억하는 영화팬이 많을 것이다. 기후변화와 전염병을 주제로 다룬 대표적 재난영화다. 무서운 일은 에볼라 사태에서 보듯이 이러한 소재가 더 이상 공상과학영화나 소설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대규모 자연재해가 현실로 나타난 지 이미 오래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곳이 북극이다. 지금 북극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매년 1500억t의 빙하가 녹고 있다는 보고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하면서 북극을 기후변화의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라고 부른다.

국제적 환경전문가인 마크 라이너스는 지구 온도가 4도 올라가면 북극 영구동토층의 메탄이 대규모 방출되어 전지구적 재앙을 가져올 시한폭탄과 같다고 경고한다. 최근 한국 과학자들이 북극의 기후변화와 한반도 등 중위도 지역 혹한 사이의 연계성을 과학적으로 밝혀냈듯이, 우리도 북극의 기후변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한국은 2002년 다산과학기지를 열어 북극연구 거점을 마련한 데 이어 2009년부터는 동아시아국 중 유일하게 자체 제작한 쇄빙선 아라온호가 남북극을 오가며 극지(極地) 연구에 기여하고 있다. 필자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초청으로 미국 앵커리지에서 열린 북극 외교장관회의(GLACIER·글레이셔)에 참석했다. 이 회의는 북극의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고 북극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미국은 건강보험개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함께 기후변화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3대 업적의 하나로 삼고 있다. 미국이 12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신기후체제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회의 폐막식에서 특별연설을 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필자는 이번 회의에서 2년 전 북극이사회 옵서버로 가입한 한국이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균형 있게 진전시켜 나가는 데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녹색기후기금(GCF)과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유치국으로서 한국은 재원과 기술을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개도국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북극은 또한 얼마 전 유라시아친선특급을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있어 중요한 축을 차지한다. 필자는 북극 개발은 환경적 측면을 감안하여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성공적 개발경험을 갖춘 한국이 환경친화적인 북극항로를 통해 유라시아의 바닷길을 열어감으로써 지구촌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임을 강조했다.

미국이 포괄적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성장한 한국을 이번 회의에 초청한 것도 개발협력과 기후변화에서 우리의 역량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 2010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에 이어 7∼9일 서울에서 개최될 글로벌보건안보구상 고위급회의에서 보듯이 한국은 인류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어젠다에 있어서 과거 어느 때보다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캐나다에서 개최된 한 북극 관련 회의에서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한국을 북극이사회 옵서버 국가 중 최고의 모범사례로 평가했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3개월 만에 북극이사회 영구옵서버 가입이란 쾌거를 이룬 한국이 불과 2년여 만에 북극 협력의 주요 파트너로 부상한 것이다. 우리의 신북극외교가 날개를 활짝 펼 날을 기대해 본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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