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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바닥?… ‘유(油)테크’ 기대반 우려반

입력 : 2015-08-31 20:37:24 수정 : 2015-08-31 20: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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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WTI 배럴당 38弗대 추락
1년여 만에 반토막 아래 떨어져
24일 이후 반등… 28일 45弗대 회복
상승 기대감에 투자상품 돈 유입
전문가 “단기적으론 알 수 없어”
감산·셰일오일업체 도산 불투명
“유가?
지난 24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38달러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 평균가격은 103달러였다. 1년여 만에 반토막 아래로 추락한 것이다. 여기에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때와 같은 수준이 된다. “너무 많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인식과 함께 ‘바닥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잖아도 24일 이후 WTI 가격은 반등하고 있다. 28일엔 10% 넘게 급등해 45달러대를 회복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긴급회의를 열어 감산을 논의할 수 있다는 소식에 급등한 것인데 이런 전망 역시 바닥론을 형성하는 요인이다. ‘유(油)테크’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향후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원유 투자상품에 시중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이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원유 투자 상품 중 가장 규모가 큰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설정액 4435억원)에는 올해 1621억원이 순유입했다.

과연 유가는 바닥에 다다른 것인가.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보면 중장기적으로 지금이 바닥일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알 수 없다. 2∼3년 뒤를 전망하면 지금 유가가 바닥이겠지만 단기시계에서는 “바닥론을 말하기 이르다”는 것이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원자재시장팀장은 “지금 유가하락은 공급 과잉에 따른 것인데 유가가 떨어지면서 석유업체들이 올해 투자를 대폭 줄였다”면서 “이 같은 투자축소는 2∼3년 뒤 공급감소로 이어져 유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은 지금이 바닥이라고 확신할 근거가 없다”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WTI 가격이 30달러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엔 30달러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종합팀 조인우 조사역도 “유가가 너무 많이 떨어졌다는 분석들이 많고 최근 며칠 상승하기는 했지만 계속 오를 거라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시장 일각의 전망대로 오펙이 감산 결정을 한다면 유가는 급상승할 것이다. 그러나 감산 결정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오 팀장은 “베네수엘라, 이란 같은 산유국에서 감산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하지만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면서 “감산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앞장서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자와 생존경쟁을 시작한 마당에 이제 와서 싸움을 포기할 리 없다는 것이다.

유가상승의 다른 변수는 중동 산유국과의 생존경쟁으로 지쳐가는 미국 셰일오일 업체의 도산 여부인데 이 역시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셰일오일 업체 몇개만 쓰러져도 유가가 반등할 텐데 도산 위기라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면서 “이 와중에도 셰일오일 업체들의 경쟁력이 좋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국제유가 하락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증가와 중동 산유국의 유가하락정책이 충돌한 결과로, 양측의 ‘치킨게임’이 현재진행형이다. 게다가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기하고 있다. 오 팀장은 “혹자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불확실성 해소로 유가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하는데 설득력이 떨어진다”면서 “유가 상승요인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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