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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절벽'에 내몰리거나 '빚 수렁'에 빠지거나

입력 : 2015-08-30 18:36:17 수정 : 2015-08-31 08: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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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대출자 100만 돌파… 취업난에 더 깊어진 ‘빚 수렁’
2012년 56만서 2015년 102만으로 증가
올해 초 4년제 대학을 졸업한 A(26)씨는 학자금 대출로 1000만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아직 취업하지 못해 대출금을 갚을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다행히 대출금 상환을 유예받는 시기이지만, 취업도 못한 상태에서 빚만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A씨처럼 대학 졸업 이후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A씨는 “취업한 친구들 중에도 월급이 많지 않아서 대출금 상환을 시작하지도 못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빚에 내몰리고 있다. A씨의 경우처럼 학비 마련을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은 청년 수는 올해 6월 기준 100만명(누적인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대출금을 상환한 인원은 전체 대출자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대출금을 갚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고용 절벽’에 내몰린 청년들에게 일자리가 없는 한 학자금 대출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30일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국세청으로 제출받은 ‘취업 후 학자금 대출 및 상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현재 누적 대출 인원은 102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2012년 56만명에서 2013년 76만명, 2014년 92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 기간 누적 대출 금액은 3조4480억원에서 7조7000억원으로 불어났다. 대출 이용자 수뿐만 아니라 1인당 대출금액도 크게 늘었다. 2013년 688만원이던 1인당 대출금액은 2014년 751만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6월 754만원에 달했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액과 생활비를 연간 300만원까지 빌려주고, 졸업 후 취업한 뒤 소득이 발생하면 원금과 이자를 갚는 제도다.

하지만 학자금 대출을 이용한 대학생들 가운데 취업 후에도 원리금 상환을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취업 후 연봉이 상환기준인 4인 가구 최저생계비(1856만원)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근로소득이 발생한 학자금 대출자 37만3000명 가운데 상환기준 소득에 미치지 못하는 이들이 60%인 22만5000명에 달한다.

학자금 대출자가 100만명을 넘어섰지만 대출금을 갚는 인원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지난 6월 현재 학자금 대출 상환완료자는 10만6000명에 그쳤다. 대출 금액으로 계산하면 1조8501억원으로, 전체 대출액의 24%에 불과하다.

학자금 대출 문제는 최근 청년실업률 증가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청년실업률은 9.4%로 전체 실업률(3.7%)의 2.5배에 달한다. 취업을 하지 못하거나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임금이 낮다 보니 원리금을 갚지 못해 학자금 대출 총액만 꾸준히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학 내내 빚을 진 청년들이 졸업 후에도 빚 갚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셈이다.

심재철 의원은 “최근 들어 10%에 달하는 높은 청년실업률도 문제이지만 학자금 대출을 이용한 청년들의 취업여건도 심각하게 취약하다”며 “정부는 학자금 지원정책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가는 청년고용 창출 정책을 펴야한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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