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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칼럼] 中의 대국굴기와 韓·中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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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8-30 22:52:38 수정 : 2015-08-30 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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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은 북한정권 끝까지 포기 안 해
남북통일의 지름길은 국력 강화
불과 며칠 후 있을 중국의 70주년 전승절 기념식과 열병식을 통해 중국이 세계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중국은 더 이상 부상하고 있는 대국이 아니라 이미 부상한 대국이라는 점을 환기시키고 21세기 아시아의 맹주로서의 위력을 전파하는 것이다. 또한 2021년에 예정돼 있는 중국공산당 100주년 기념행사 역시 전승절 못지않게 성대하게 준비될 것이다. 이에 중국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비록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이 둔화되고 내부적으로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의 민족주의,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 위대한 중국의 문명 등을 중심으로 ‘공산당 왕조’(共産黨 王朝)를 지탱하는 것이다.

이정민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국제안보학
이미 중국은 미국에 이어 준슈퍼파워로 등극했다고 믿고 있으며, 아시아 전역에서 중국의 세력을 확대하고 복합적인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인들은 1840년대의 아편전쟁을 계기로 시작된 소위 100년의 굴욕적인 역사를 이제 완전히 뒤로하고 중국의 새로운 부활을 전방위적으로 기획하고 있다. 중국의 대국화를 의심하는 나라는 지구촌에 없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며, 비록 미국의 종합적인 군사력에는 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중국 인민해방군은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형 군사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 버금가고 궁극적으로 미국을 능가하는 대국으로서 탈바꿈하는 것이 대다수 중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자국에 대한 열망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한국이 중국에 가장 크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단적으로 말하면 한국 주도하의 남북통일을 둘러싼 중국의 직간접적인 지지이며, 비록 중국이 북한을 여전히 정치·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남한을 선택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바람이라고 본다. 물론 한·중 교역, 외교협력, 인적 교류, 공통된 역사인식 등을 감안하면 한·중관계가 중·북관계보다 훨씬 더 밀접하고 상호보완적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보다 냉정하게 보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요소가 충족되지 않으면 우리가 기대하는 중국의 전략적인 유턴은 기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첫째, 김정은 정권이 극심한 내부권력투쟁으로 붕괴되지 않는 이상 중국은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설령 붕괴될 조짐이 보인다 해도 북한정권을 지탱시키기 위한 노력을 최후까지 지속할 것이다. 둘째, 중국이 한국 주도하의 통일을 지지한다면 중국은 반대급부를 반드시 요구할 것이며 핵심적인 내용은 한국 주둔 미국 지상군 철수, 한·미 간의 군사협력 대폭 약화, 한·미·일 안보협력의 실질적인 약화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통일한국의 기본적인 외교기조 역시 중국의 가이드라인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된다는 점을 대원칙으로 강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중국이 한국 주도하의 통일을 지지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지만 지지한다 하더라도, 한국은 60년 넘게 유지·강화한 한·미동맹을 근본적으로 개편할 준비를 해야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한국이 추진해야 할 최우선적인 외교안보 과제는 역설적으로 ‘균형외교’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인 대립관계는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만큼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등거리외교를 지속한다면 한국의 상대적인 전략적 자산을 삭감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의 핵심적인 지렛대는 한·미동맹이며 그 다음으로는 한국의 자주국방능력, 경제력과 기술력,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라고 볼 때 한국의 국가적 과제는 이들 4개의 축을 더욱더 강화하는 것이 거대한 중국을 보다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혜안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중국의 세력권에서 벗어난 기간은 과거 1000년 동안 불과 100여년밖에 안 된다는 점을 지금부터라도 보다 냉정하게 인식하고 통일의 지름길은 한국의 복합적인 국력 강화에 있다는 역사적 진리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정민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국제안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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