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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포트] 軍, 대북심리전 재개 효과·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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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8-18 19:06:38 수정 : 2015-08-18 19: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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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체제위협 간주 바짝 긴장… ‘대북 협상카드’로 활용 가능
1979년 휴전선을 지킨 북한군 부소대장(상사)이었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우리 군의 확성기에서 울려 퍼지는 대북방송을 듣고 군사분계선(MDL) 철책을 넘었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을 계기로 휴전선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됨에 따라 외부 정부와 차단된 북한의 전방 군인도 바깥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최전방 병사의 전의 상실과 사기 저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의 안정성에 직접적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남북 경제협력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마땅한 대북 지렛대 없이 수세에 몰려야 했던 과거와 달리 우리 정부가 심리전 재개라는 협상 카드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북한의 DMZ 내 목함지뢰 도발 이후 우리 군 병사들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대북 심리전 효과

상대방의 비방·중상 중단은 남북대화를 시작한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사항이다.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에도 포함된 내용으로, 이를 실행하기 위해 구성된 남북조절위원회는 같은 해 11월11일 자정부터 대남·대북 방송 및 상대방 지역에 대한 전단 살포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다른 여러 남북 합의와 마찬가지로, 이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북한은 대북 전단처럼 북한 주민의 의식 변화를 겨냥한 대북 심리전을 체제 위협 요소로 받아들인다. 김정은체제 출범 이후 북한은 ‘비방·중상’은 곧 ‘최고존엄 모독’이라며 종전보다 반발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남한 영상물 등 외부 정보가 여과 없이 유입되는 북·중 접경지역과 달리 휴전선 일대 최전방 병사들을 겨냥한 직접적 심리전이다. 군부대 식량 배급 사정이 나빠 전방 병사 사기도 높지 않은 상태여서 심리전 내용에 따라 그 효과가 클 수 있다.

안 소장은 “휴전선 부근 수만명의 병사들이 심리전 방송에 노출되면 이들을 통해 방송 내용이 후방 지역 주민 및 병사들에게 전달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방송 재개 이후 철책을 넘어오는 귀순병사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 소장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을 직접 비난하는 내용은 되레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대한민국 사회의 발전 모습과 나라 밖에서 일어나는 외국 소식을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전달하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유일한 대북 협상카드”


대북 심리전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저지하는 효과도 있다는 게 안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심리전 수단과 수위를 적절히 조절하며 강력한 대북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안보당국 관계자는 “외부 정보 위주로 전달하는 저강도 심리전으로 시작해 추가 도발 시 김정은체제를 직접 겨냥한 고강도 심리전으로 각 상황에 맞는 단계별 강화 방안이 따라 줘야 한다”며 “전력난 등으로 북한이 우리 당국의 심리전을 차단할 만한 여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심리전은 그야말로 우리가 지닌 강력한 ‘비대칭 무기’이고 유일한 협상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심리전 수단은 대북 확성기 이외에도 대북 전단, 대북 라디오·TV 방송 등 무궁무진하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방송이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이다. 우리 방송을 북한 TV 전파 수신 방식(PAL)으로 전환해 북한 전역에 송출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안보당국 관계자는 “2004년 이후 축소된 심리전 조직과 인력을 부활하고 제대로 된 심리전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줘야 한다”며 “통일 이전 동·서독의 경우처럼 정부가 북한에 방송 자율 송수신을 제안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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