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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주민 지적 빈곤 퇴치 목표 지속적 전개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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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8-18 19:06:43 수정 : 2015-08-18 19: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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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포트] 1970년대 대북 심리전 총지휘 강인덕 초대 통일부 장관
“대북 심리전은 북한 주민의 지적 빈곤을 퇴치하는 방향으로 통일을 이룰 때까지 지속적으로 전개되어야 합니다.”

남북한 체제 경쟁이 치열했던 1970년대 대북 심리전을 총지휘한 강인덕(사진) 경남대 석좌교수(초대 통일부 장관)는 17일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내 목함지뢰 도발을 계기로 휴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데 대해 “늦었지만 그동안 잃어버렸던 대북 협상 카드를 되찾은 것”이라고 평가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강 전 장관은 1961년 중앙정보부 창설 요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해외정보국장(1971년)과 북한정보국장 겸 남북대화협의회 사무국장(1972년), 심리전국장(1975년)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며 유일하게 대북 심리전과 남북대화를 동시에 진두지휘한 경력의 인물이다. 그는 1980년부터 1998년 김대중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이 되기 전까지 18년 동안 대북 방송인 KBS 사회교육방송(현 한민족방송)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10분씩 ‘노동당 간부들에게’라는 제목의 라디오방송을 진행했다.

강 전 장관은 “심리전 효과는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가시적인 측정이 어렵지만 귀순자나 탈북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입증된다”며 “내가 직접 원고를 쓰고 방송했던 노동당 간부를 대상으로 한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을 들었다는 탈북자들에게서 ‘고맙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대북 방송은 누가, 얼마나 들을까. 통신병과 비행기 조종사, 당 간부, 해외 파견 무역일꾼 등 기본적으로 수십만명은 된다는 게 강 전 장관의 설명이다. 통일장관 시절 자택 근처에서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과 강 전 장관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아 날려 보낸 전단을 직접 수거한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197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심리전을 적극적으로 벌인 쪽은 북한이었다. 강 전 장관은 “북한 개성지역에서 우리 쪽 방식으로 TV전파를 전환해 자꾸 쏴대서 경기도 일산 지역에 북한 TV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안테나를 설치했다”며 “북한 TV방송 전파 수신 지점을 찾아내기 위해 휴전선 155마일(약 250km)을 답사한 결과 강화도 인근에서 바다에 떨어졌다 반사되는 전파가 수신되는 지점을 발견하고 수신소를 세워 북한 조선중앙TV 방송 프로그램을 모두 녹화했다”고 회고했다.

이때부터 북한 TV 방송 내용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대북 정보를 한데 모은 뒤 핵심만 뽑아내 가공한 대북 심리전 정보를 만들었다. 국내 첫 ‘심리전 정보’였다. 이렇게 생산된 고급 심리전 정보는 TV와 라디오 전파를 활용한 우리 정부의 대북 심리전에 활용됐다. 본방송 프로그램이 종료한 새벽 1시부터 새벽 3, 4시까지 집중적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강 전 장관은 “심리전을 펼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북한 내부 문제를 고발할 때 우리보다 북한 사람이 내용을 더 잘 알기 때문에 거짓을 전달하거나 과장해서는 안 되며,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이야기해야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실만을 얘기하되 김정은 체제가 약속한 정책과 실제 현실의 괴리가 얼마나 큰지를 구체적으로 지적해 줘야 한다”며 “간결하고 절제된 언어로 변화한 국제 정세를 북한 주민이 인식할 수 있도록 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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