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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中 위안화 평가절하가 몰고 온 ‘환율전쟁’ 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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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8-12 22:07:25 수정 : 2015-08-12 2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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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환율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그제 위안화 가치를 1.86% 절하한 데 이어 어제 또 1.62% 절하했다. 인민은행은 수급동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기준환율 산출 방식을 변경한 데 따른 ‘일회성’ 조치라고 주장했다. 자본시장 개방을 앞두고 변동환율제를 확대해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을 위한 토대를 구축하려는 조치임을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세계 2위 경제대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급속히 낮추면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례적으로 이틀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것은 수출기업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봐야 한다. 중국 경기침체가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중국이 경기부양 수단을 금리인하에서 환율정책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앞으로 위안화 평가절하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다른 나라들도 같은 방식의 대응이 불가피해진다.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번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환율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미 의회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도발적’이라고 비난하고 정부에 즉각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도 늦춰질 전망이다.

전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로 국제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은 혼란 상태에 빠졌다. 우리나라는 태풍권에 들었다. 중국과의 경제관계가 밀접한 탓에 위안화 평가절하의 충격이 다른 나라들보다 크다. 주가와 원화 가치가 연이틀 급락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 값은 달러당 1190.8원으로 3년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 자본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를 키운다. 세계시장에서 중국제품과 경합하는 한국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중국 내 한국제품 수요가 줄어든다는 점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수출기업들은 일본 엔화 약세에 이어 위안화 평가절하에 시달릴 판이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 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우선 국제금융시장 동향 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변동성을 잘 관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위안화 평가절하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세밀히 점검해 대처해야 한다. 기업들도 위기대처 능력을 발휘하면서 신기술 개발, 수출시장 다변화 등으로 활로를 열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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