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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작사자는 누구… 윤치호 가장 유력했지만, 친일행적탓 미상 처리?

입력 : 2015-08-07 21:12:57 수정 : 2015-08-07 21: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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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립 지음/지상사/2만5000원
애국가 작사자의 비밀/신동립 지음/지상사/2만5000원


국민의례에는 으레 애국가가 울려퍼지지만 노랫말을 누가 지었는지는 아직 모른다. ‘안익태 작곡’이라고만 교과서에 실려 있다. 전문가들 의견도 분분하다. 도산 안창호나 윤치호가 지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신간 ‘애국가 작사자의 비밀’은 그간의 경위를 추적하고 연구한 결과물이다. 국사편찬위원회는 1955년 7월 투표를 통해 애국가 작사자를 윤치호로 결론지으려다 실패했다. 왜 그랬을까. 앞서 석 달 전 문교부는 안익태 작곡, 안창호 작사의 애국가를 미국의 백과사전 출판사에 전달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소식을 들은 윤치호 가문이 이의를 제기했고, 논란은 증폭되었다. 당시 문교부 국사편찬위원회 애국가 작사자 조사위원회는 자료들을 조사한 뒤 결론을 내고 최종회의를 열었다. 조사위원 19명 가운데 13명이 출석했다. 회의에서 ‘안창호·윤치호 합작설’ ‘윤치호 단독 작사설’이 맞섰다. 회의에서 중론은 “윤치호씨가 가장 유력하다고 판정하는 쪽으로 결론지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그러나 조사위원회는 돌연 ‘작사자 미상’으로 결론을 미뤘다. 이에 여론이 들끓었다. ‘윤치호 작사’로 결정했을 경우 후폭풍을 우려한 때문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윤치호의 친일행적을 문제 삼은 이승만 대통령이 애국가를 아예 고치자고 할 터이니 그대로 작사자 미상으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미당 서정주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고 저자는 전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당시 국사편찬위원회를 거수기로 만든 ‘절대권력’을 지적하고 있다. 2000년 초 독립기념관이 발굴한 자료에도 애국가 작사자는 윤치호라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안창호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창간한 신한민보 1910년 9월 21일자에 ‘국민가 윤티호’로 애국가 4절 전문을 실은 것이 그것이다. 절대권력이 문화 전반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도 소개된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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