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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에 소대대항 축구대회 하던 의경 사망, 현장에 의료진 배치 안 돼

입력 : 2015-08-05 11:25:06 수정 : 2015-08-05 13: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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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에 축구를 한 의경이 쓰러져 사망했다.

이 날씨속에 소대대항 축구대회를 연 것도 문제지만 현장에 의료진이 배치되지 않았고 전문 요원도 없는 구급차로 병원으로 옮겨지는 바람에 살릴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5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낮 12시 20분쯤 인천시 서구의 한 주민공원에서 이 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A(23) 상경이 축구 경기를 하다가 쉬던 중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전반전을 뛴 뒤 A상경은 후반전이 시작되자 "몸이 힘들다"며 다른 선수와 교체된 후 쓰러졌다.

체육 대회는 3박4일간 하계 야영 훈련의 하나로 진행됐으며 축구 경기가 벌어질 당시 기온은 30.3도에 달했다.

B 경사 등 부소대장 2명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A 상경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같은 날 오후 2시쯤 숨졌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48조에 따르면 구급차가 출동할 때에는 구조·구급 자격을 갖춘 응급구조사가 반드시 탑승해야 한다.

의사나 간호사가 탑승한 경우에만 응급구조사가 구급차에 타지 않아도 된다.

A 상경을 병원으로 이송할 당시 구급차에는 의사나 간호사가 탑승하지 않았다. 병원 총무과 직원이 구급차를 몰았지만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보유하지는 않았다.

체육대회 현장에 있던 간호조무사는 구급차에 탑승하지 않았다.

계양서는 체육대회를 위해 지난달 16일 지정병원이자 해당 간호조무사가 근무하는 병원 측에 구급차 배치와 응급의료요원 지원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의료진(의사나 간호사, 간호조무사는 의료진이 아님)이 배치되지 않은 것에 대해 인천의 병원 관계자는 "행사장 등에 구급차를 배치하고 소정의 비용을 받기도 한다"며 "지정병원인 까닭에 공짜로 배치해 주다 보니 의사나 간호사가 아닌 간호조무사를 현장에 보낸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구급차와 의료요원 배치 요청이 올 때 통상 의사 몇 명, 간호사 몇 명을 보내달라고 요청한다"며 "주최 측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계양서측은 "당시 간호사 옷을 입은 여성 한 명이 현장에 있는 것만 확인했고 간호조무사인지는 알지 못했다"며 "장례 절차가 끝나고 나면 A 상경의 사망 원인과 함께 이후 문제점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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