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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 앞둔 위안부 할머니가 반지 4개를 낀 이유

입력 : 2015-08-03 20:51:46 수정 : 2015-08-03 23: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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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출 할머니 美서 日 참상 밝혀 “한창 꾸밀 나이에 짓밟힌 恨 풀고 싶어”…日 망언 규탄할 땐 목소리 떨려… 참담한 고백에 동포들 눈시울…애틀랜타 한인 “소녀상 건립추진”
강 할머니가 출국하기 직전 인천공항에서 찍은 사진. 나눔의 집 제공
“한창 멋을 부릴 시절 위안부로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은 탓에 그 한(恨)을 지금에라도 풀고자 했어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87) 할머니가 2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인연합교회 예배에 참석한 500명의 동포를 대상으로 손가락에 반지 4개를 끼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소녀처럼 멋을 낸 할머니의 슬픈 고백에 동포들은 눈을 감거나 눈시울을 붉혔다.

직접 겪은 참상을 담담하게 전하자, 동포들의 가슴은 더 먹먹해졌다. 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을 거부하는 일본 정부의 행태와 끊이지 않는 망언을 규탄할 때는 목소리가 떨렸다.

강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군위안부로 겪은 고초와 피해 사실을 알리고자 10박12일 일정으로 전날 애틀랜타에 도착해 일정을 시작했다. 현지 한인방송 KTN에 출연하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평통) 애틀랜타 지부 출범식에 참석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와 일행이 미국 애틀랜타를 방문해 기념 사진을 찍고있다.
나눔의 집 제공, 연합뉴스
강 할머니는 지난해 7월 이옥선(88) 할머니와 함께 미국 백악관·국무부 관계자들과 만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의 노력을 호소하기 위해 미국을 5차례 이상 찾았지만, 미국 동남부 지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할머니의 애틀랜타 방문에는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과 김정숙 사무국장, 대학생 자원봉사자 안현종씨 등이 동행했다.

안 소장은 “일본이 미국 눈치를 보는 만큼, 미국에서 군위안부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끌어내고, 소녀상과 기림비가 더 많이 건립될 수 있도록 요청하려고 애틀랜타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오영록 애틀랜타 한인회장은 “동포들과 힘을 합쳐 애틀랜타 한인회관에 일본군위안부 기림비를 세우고 소녀상도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의 기념관이 있는 애틀랜타 중심가에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 할머니 일행은 4일까지 킹 목사 기념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기념관 등을 둘러본 뒤 뉴욕으로 넘어가 미국 정치인 등을 면담한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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