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시내 한 호텔에서 현지 한인 언론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역구 의원 수가 늘더라도 비례대표를 줄여 지금의 300석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 당의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의원 정수 논란에 대해 김 대표가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비례대표 추천과 관련해 “당 대표로서 어떤 직능이든지 한 명도 비례 추천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문성 있고 분야별 대표성이 있는 분들이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헌 문제에 대해선 “외국에서 국내의 민감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불문율”이라며 답을 피했다.
◆野에 오픈프라이머리 TF 제안
그는 이날 한인 정치 지도자들과 가진 ‘오픈프라이머리 정책간담회’에서 “한국 정치가 선진화되려면 여야 가릴 것 없이 정당민주주의 확립이 매우 중요하기에 우리 당뿐 아니라 야당도 오픈프라이머리 사례를 잘 연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여야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합동으로 외국 사례도 연구하고 장단점을 잘 분석해 한국에 맞는 오픈프라이머리 제도를 꼭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LA의 오픈프라이머리와 선출직 판사 제도, 정치자금 관련 사항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피터김 라팔마 시장은 “국회선진화법이 다수결 원칙을 인정하고 있지 않은 상황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 대표 제안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TF 제안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간다”고 밝혔다. 또 “비례대표를 줄이자는 것은 기득권 정치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김 대표 제안이 기득권 지키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함께 묶어 논의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역제안했다.
◆정치 지도자로 방미 꿈 이뤄
김 대표는 앞서 지난달 31일 동포간담회에서 “박근혜정부가 성공해야 우리의 미래가 열린다. 박근혜정부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모시고, 박근혜 대표 시절 사무총장과 수행단장을 하면서 미국 워싱턴, 뉴욕, LA 지역의 동포환영회에 참석했을 때 ‘나는 언제 저렇게 주인공이 돼볼까’라는 꿈을 꿨는데 오늘 비로소 그 꿈이 이뤄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다함께 파이팅! 미국을 방문 중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둘째 줄 왼쪽 세 번째)가 1일(현지시간) ‘2015로스앤젤레스 하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가 열리는 로스앤젤레스 LA컨벤션센터를 찾아 조직위 관계자, 한국 선수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둘째 줄 왼쪽 두 번째부터 팀 슈라이버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장, 김 대표, 나경원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장. 로스엔젤레스=연합뉴스 |
◆보수 아이콘 자리매김
그는 미국 정치의 중심지인 워싱턴에서 정당외교를 통해 ‘보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미 의회와 행정부 주요 인사를 만나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6·25전쟁 참전용사 큰절과 월턴 워커 장군 묘소 재배(再拜)로 ‘과공비례’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동포 간담회에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국부(國父) 인정 소신을 폈고 총·대선의 진보좌파 준동 차단을 강조했다. 김 대표가 대권 레이스에 본격 시동을 거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2일 중동고 미주 동문회에 참석한 뒤 4일 새벽 4시(한국시간) 귀국한다.
로스앤젤레스=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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