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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많은데… 경찰헬기 19대중 12대 노후

입력 : 2015-07-31 19:33:25 수정 : 2015-08-02 11: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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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20년 넘어…6대는 30년 이상
지난 5월27일 오전 9시 경기지방경찰청 소속 국산 헬기 ‘참수리’가 공군 수원비행장을 이륙했다. 경기 동부 지역 상공을 빠르게 선회하며 수색작업을 벌이던 참수리가 서서히 속도를 낮추더니 제자리비행을 시작했다. 경기 여주의 농가에서 밀경작 중인 양귀비밭을 포착한 것이다. 참수리는 출동 1시간 만에 320배줌(Zoom) 렌즈가 장착된 항공 카메라를 이용해 공중 채증을 마쳤다.

경기청 마약수사대는 참수리가 촬영한 증거를 바탕으로 아편의 원료로 쓰이는 양귀비를 불법 재배한 혐의로 이모(48)씨 등 3명을 검거하고 양귀비 540주를 압수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대마나 양귀비는 주로 인적이 드문 하천변이나 농가 비닐하우스 등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단속에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며 “공중 수색을 통해 효율적으로 마약을 단속한 올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실종자 수색과 범인 추적에 주로 활용되던 경찰 헬기의 쓰임새가 다양해지고 있다. 마약 단속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갓길 운전과 지정차로 위반 등 현장 단속이 어려웠던 얌체운전 행위도 헬기를 통한 공중 촬영으로 잡아낸다.

3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471건이었던 헬기 교통단속 건수가 올해는 상반기에만 337건에 달한다. 경찰 헬기의 전체 출동 횟수도 2013년 1895회에서 지난해는 2101회로 1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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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데 경찰이 보유한 헬기는 점점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 경찰청은 별도의 헬기 내구연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있지만, 국방부 장비편람에는 헬기 수명을 20년으로 정하고 있다. 경찰 항공대 소속 헬기 19대 중 12대가 수명 20년이 이미 넘은 노후 기종이다. 특히 도입된 지 30년이 넘은 6대는 긴급 운행을 제외하고는 실제 운행에 투입되지 못하고 가끔 지상에서 작동검사만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기의 장비 수준도 열악하다. 경찰 헬기 중 경비작전과 수색, 교통관리 업무 등에 필수적인 항공 카메라가 설치된 헬기는 3대에 불과하다. 공중 인명구조에 필수적인 인양(호이스트) 장비도 5대의 헬기에만 부착돼 있다. 비상부주(플루트)는 헬기가 물 위에 비상 착륙했을 때 조종사와 승객의 안전한 탈출을 돕는 필수장비임에도 절반도 안 되는 8대만 보유하고 있다.

경찰청 항공과 관계자는 “원활한 업무수행을 위해서는 모든 헬기에 항공 카메라와 인양장비를 갖춰야 하지만 항공 카메라는 대당 최소 10억원 이상, 인양장비는 2억원에 달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올해 2대의 노후 헬기를 교체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지만 내년도 예산은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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