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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 나누며] “다문화가족 타향살이 시름 잊게 문화 소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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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31 22:02:38 수정 : 2015-08-01 01: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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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방송’ 개국 7주년 맞은 신현웅 웅진재단 이사장 “이역만리 타국에서 음악 한 곡은 사람을 행복하게도 만들고 외로움과 슬픔을 달래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입니다.”

신현웅 웅진재단 이사장(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오는 8월로 개국 7주년을 맞는 ‘다문화가족 음악방송’을 만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1970년대 문화공보관으로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신 이사장은 “당시 독일에는 우리나라 광부와 간호사 수천명이 있었고, 중동에는 건설 노동자로 14만명이 일하고 있었다”며 “고국을 떠난 분들이 고향 생각이 날 때마다 ‘가고파’ 같은 가곡 한 소절만 들어도 그간 쌓인 노고가 풀렸다”고 말했다.

신현웅 웅진재단 이사장이 31일 8월로 개국 7주년을 맞는 ‘다문화가족 음악방송’을 설명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8개국어로 제작돼 인터넷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TV위성방송 등 6개 미디어를 통해 24시간 방송된다.
서상배 선임기자
31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만난 신 이사장은 2008년부터 다문화가족 음악방송을 통해 원어민 앵커가 현지 노래를 틀어주고 생활정보나 교육정보를 함께 전달해오고 있다. 이 방송은 8개국어로 제작돼 인터넷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TV위성방송 등 6개 미디어를 통해 24시간 동안 방송된다. 웅진재단은 음악 방송 외에도 7개국 전래동화 140편을 8분짜리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청취자가 3400만명에 이른다. 신 이사장은 “문화는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게 아니라 서로 알아가는 상호문화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웅진재단 다문화 방송에서 제공하는 노래들은 주로 현지 방송국이나 주한 대사관을 통해 제공받는다. 최근 웅진재단의 모기업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운영에 부담도 커졌지만 방송 규모를 줄이진 않았다.

신 이사장은 인터뷰 도중 직접 스마트폰으로 러시아어와 한국어가 동시에 나오는 다문화 음악방송을 기자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그는 “방송 시그널 멘트가 ‘웅진재단은 여러분과 함께 열린 사회와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갑니다’인데 진정으로 우리 사회가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어우러져 열린 사회, 창의적인 사회와 산업이 꽃피울 수 있다”며 “요즘은 다문화가정뿐 아니라 한국에 관광 온 외국인이나 현지어를 배우려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방송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그동안 다문화 청소년연극단, 다문화 어머니합창단 등 다양한 다문화 관련 지원사업을 벌여왔는데 최근 그 규모를 축소한 일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다문화가정이라는 점 때문에 학교에서 소극적이던 아이들이 연극단 등의 활동을 통해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한다”며 “얼마 전에는 단원 가운데 학교 학생회장까지 나왔는데, 대단한 일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신 이사장은 “우리나라 영재들이 세계수학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하기도 하고, 러시아 최고 발레단인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로 들어간다”며 “세계에 진출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문화의 힘이 얼마나 큰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공연장을 찾을 정도로 클래식 애호가인 신 이사장은 군 복무를 마친 뒤 행정고시 12회로 문화부에 들어가 40여년간 문화 진흥에 힘썼다. 지금도 해외 출장이 있으면 그 나라 말과 시 한 수를 외워서 간다는 신 이사장은 “외교라는 것도 결국 문화적인 것이 밑에 받쳐주고 그 위에 정치·경제적인 외교가 이뤄져야 오래가고 흔들리지 않는다”며 “다른 종교와 문화를 서로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장은 “다문화가 최근에는 역차별을 상징하는 말이 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다문화 2세들이 대한민국의 2등 시민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고, 앞으로 다문화가정에서도 유명한 예술인이나 운동선수가 나오도록 후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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