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로비에서 취재진이 출입하는 이들을 사진에 담고 있다. 이 호텔 신관 34층에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다. |
롯데 핵심 관계자는 31일 “지난 28일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신 총괄회장이 직접 신 회장 등을 해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신 총괄회장을 앉혀놓고 신 전 부회장이 해임자 명단을 호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 회장은 일본 신주쿠 롯데호텔에 머물면서 이번 사태의 해법을 구상 중인데, 주말쯤 한국으로 돌아와 직접 수습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이 서명했다고 알려진 해임 ‘지시서’ 작성에 신 전 부회장 측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간부 보고도 제대로 받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진 신 총괄회장을 설득해 사인을 유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신 회장 측 시각이다. 한 롯데그룹 임원은 “신 총괄회장은 그동안 매달 그룹 계열사 경영에 대한 보고를 빠트리지 않고 받았는데, 최근 들어 받지 못했다”며 건강이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 회장은 아울러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대비해 현지에서 우호세력을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선 신 전 부회장 측 움직임도 분주하다. 이날 신 총괄회장의 부친 신진수씨 제삿날을 맞아 신 전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국에서 가족회의가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임의 참석자 상당수는 신 전 부회장이 기도한 ‘1일 천하 쿠데타’에 가담한 인물들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셋째 남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이 31일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김포공항 입국장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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