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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돌' 강민우 "반년만의 고전발레…기본이 어려운거죠"

입력 : 2015-07-31 07:19:24 수정 : 2015-07-31 07: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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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C '잠자는 숲속의 미녀' 주역 데뷔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여러 팬을 둔 유니버설발레단(UBC)의 강민우(26).

수려한 외모에 탄탄한 실력까지 갖춰 일본에서 '꽃미남 발레돌'로 불리는 '차세대 발레 스타'다. 2010년 UBC의 일본 공연 이후 팬들이 생기기 시작해 팬클럽도 결성됐고 현지에서 팬 사인회도 했다. 그의 공연 때마다 한국으로 원정관람을 오거나, 생일이나 공연을 챙겨 선물을 보내는 팬들도 있다.

선화예술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워싱턴 키로프 아카데미에서 장학생으로 기량을 닦은 그는 2008년 UBC에 코르드 발레(군무)로 입단해 2012년 드미 솔리스트, 2013년 솔리스트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이제는 수석 무용수들과 나란히 주역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6월 세계 초연한 '그램머피의 지젤'에서 남자 주역 '알브레히트' 역으로 호평받았고 지난해 4월 나초 두아토(Nacho Duato)의 모던발레 '멀티플리시티'에서도 활약했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그리고 내달 14일 개막하는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이자 UBC의 대표 레퍼토리 '잠자는 숲 속의 미녀'에서 남자 주인공 '데지레 왕자' 역을 꿰찼다.

최초 캐스팅 발표에서는 명단에 없었지만 '그램머피의 지젤'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그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수석무용수 황혜민과 드미 솔리스트 심현희, 두 명의 파트너와 함께 공연해야 했던 수석무용수 엄재용을 대신해 심현희와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지난 30일 서울시 광진구 유니버설발레단 사무실에서 만난 강민우는 첫 캐스팅 발표 때 왠지 이 역이 자신에게 올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했다.

"재용 형이 두 번 들어가 있으니 누군가 다른 사람이 그중 한번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파트너 두 명과 함께 하려면 연습량도 두 배로 들거든요. 일단 '그램머피의 지젤'을 열심히 하다 보면 뭔가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젤'을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그의 바람대로 기회가 왔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일단 중간에 투입되다 보니 연습 기간이 촉박하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3주다. 최근 네오클래식이나 모던 발레 작품을 주로 하다 보니 클래식 발레는 거의 6개월 만이다.

"일단 한동안 정통 클래식 발레를 안 하다가 하려니 몸이 여기저기 아프죠. 모던이나 네오클래식은 몸을 자유롭게 쓰는 데 비해 클래식은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해요. 그 속에서 해야 할 표현은 또 다 하고 동작도 맞춰야 하니 상당히 어렵죠."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특히 '잠자는 숲 속의 미녀'는 고전발레의 모든 동작과 기술이 등장해 '고전발레의 교과서'로 불리는 작품이다. 그만큼 기본기가 탄탄해야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

"사실 남자 주역은 2막부터 등장하고 고난도의 리프트가 많이 없어서 엄청나게 힘들지는 않아요. 기술적인 면에서 어려움은 크게 없습니다. 대신 전형적인 왕자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지젤'의 알브레히트는 소년 같은 느낌이었고 멀티플리시티는 현대적인 느낌이어서 조금 자유롭게 움직였는데 이번에는 좀 다르거든요. 항상 허리를 세우고 턱을 들어야 하죠. 팔의 움직임도 다르고요. 굉장히 기본적인 것인데, 그 기본이 잘 안될 때가 많거든요."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는 매일 '잘할 수 있다'고 최면을 건다. 지난 7년간 발레단 생활을 하면서 제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 터득한 그만의 방법이다.

"원래 작은 공연이든 큰 공연이든, 역할과 상관없이 조금씩 부담을 느끼는 편이에요. 연습이 잘돼 있어서 자다가도 순서대로 동작이 나올 정도가 되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으면 긴장하고 말수도 적어지죠. 그래서 찾은 방법이 설사 자신이 좀 없어도 자신감 있는 척하는 거에요. 막막하다가도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내가 최고다!' 생각하면 없던 자신감도 신기하게 생기곤 하거든요."

9세에 발레를 시작해 곧 '발레 인생 20년'을 맞는 그는 이제 발레단에서도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지만, 무용수들의 고질병인 부상 등으로 2∼3년에 한 번씩은 슬럼프를 겪는다고 했다.

"그럴 때면 '발레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런데 그때마다 마음을 바꿔놓는 것이 바로 '무대'에요. 무대에 올라가서 춤추고, 박수를 받고 있으면 '지금 그만두면 후회할 것 같다'고 느껴요. 중독된 거죠.(웃음) 무대는 제게 신성한 공간이에요. 그래서 공연이 없을 때 무대에 오를 일이 있으면 항상 신발을 벗는답니다. 함부로 밟아서는 안된다고 느껴지거든요."

그는 "사람들은 이제 저의 다음 단계는 '수석 무용수'라고 하는데 욕심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지만, 그것에 얽매여 춤추고 싶지는 않다"며 "그저 주어진 작품마다 열심히, 잘 하면서 즐기다가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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