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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가’ 못느끼는 소비자… 체감물가 괴리 왜?

입력 : 2015-07-30 20:26:40 수정 : 2015-07-31 04: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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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간극 이유 분석해보니 주부 김모씨는 가계부를 쓸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아이들 학원비를 내보면 물가는 계속 오르는 것 같은데 남편의 월급은 올해 처음으로 동결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저물가라고 하는데 대체 어느 물가가 그렇게 떨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나 정부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에는 큰 간극이 있다. 왜 그럴까. 체감물가의 괴리가 큰 이유는 소비자들이 가격이 올라갈 때는 실제보다 두 배 오른 듯이 느끼고 내려갈 때는 원래 가격만큼 체감하기 때문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30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7%이지만, 일반인들의 물가인식수준은 2.5%로 4배 가까이 높았다. 소비자물가는 2012년 하반기 이후 1% 내외의 낮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은이 소비자동향조사에 물가인식에 대한 문항이 포함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두 지표를 분석한 결과 일반인들의 물가인식수준은 실제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평균 1.7%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물건값의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구입빈도가 높은 품목과 기본 생필품 등을 대상으로 한 생활물가지수와 채소·과일·생선 등을 대상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를 따로 분석해도 여전히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상승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자주 구입하는 품목들의 가격이 더 올라 체감물가가 높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김웅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장은 “최근 소비자물가가 조금밖에 오르지 않았는데도 체감물가 상승률이 높은 이유는 가격 상승에는 민감하고, 가격 하락에는 둔감하게 반응하는 가격인식의 비대칭적 성향에 크게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독일 통계청에서는 품목별 가격의 상승·하락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한 체감물가지수(IPI)를 만들었다. 이 방식에 따라 한은이 가격 10% 인상 때 20% 오른 것으로 두 배의 가중치를 주고, 내릴 때는 10%인하 때 그대로 1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계산해 체감물가지수를 시산해 본 결과 체감물가 상승률과 비슷하게 나왔다. 결국 가격 인상에는 민감하고 인하에는 둔감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실제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의 괴리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소비패턴의 차이도 체감물가 괴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개별 가구의 소비품목이나 품목별 지출비중 등 소비패턴이 전체 가구 평균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올해 담뱃값 인상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6%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냈지만 흡연을 하는 가구와 하지 않는 가구, 또 흡연량에 따라 체감도가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은은 올 하반기에 설정해 발표할 새 물가안정목표를 현 수준(2.5∼3.5%)보다 낮출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0.5% 상승해 지난해 하반기(1.2%)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유가 하락과 전기·수도·가스 요금 하락이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수출 감소 속에서 메르스 사태 등으로 내수 회복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유가 하락 효과가 사라지면서 1.2%로 상승폭이 커져 올해 전체로는 작년 대비 0.9% 상승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그래도 이 수치는 한은이 2013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물가안정목표로 삼은 2.5∼3.5%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저성장, 저물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2년 11월에 1%대로 떨어진 이래 지난달까지 32개월 동안 목표의 하한선인 2.5%에 못 미치고 있다.

한편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제금융센터가 지난 6월 이후 전망치를 수정한 IB 10곳의 전망치를 평균한 것이다. IB들은 한국 경제가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특히 HSBC는 2.8%에서 2.4%로 전망을 수정했다.

현재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올해 우리경제 전망치를 각각 3.1%, 2.8%로 잡고 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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