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兄의 반격… 경영권 분쟁 주주총회 표 대결로 치닫나

입력 : 2015-07-30 18:53:23 수정 : 2015-07-31 03: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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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日紙 인터뷰 통해 선전포고 롯데가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후계다툼이 진흙탕싸움을 넘어 진실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은 서로 “충분한 우호세력을 확보했다”면서 표 대결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여기에다 사태의 중심에 서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과연 이번 사태에 개입한 과정이 자의인지 타의인지에 대한 양측의 주장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두 번째 부인이자 신동주·동빈 형제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가 30일 서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승용차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까지 전개돼온 상황으로는 신 회장이 이사회를 사실상 장악한 것으로 보여 이사회를 거쳐 주주총회가 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1라운드’에서 완패한 신 전 부회장이 언론 등을 이용한 여론몰이를 통해 신 회장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치고빠지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는 30년 넘게 반복돼온 한국재벌의 고질적 문제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신 회장은 29일 한국·일본 롯데 지배고리의 핵심인 일본롯데홀딩스의 과반 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신 전 부회장도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롯데홀딩스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회사(광윤사)가 지분 33%를 갖고 있고, 나는 2%에 못 미치는 지분을 갖고 있지만 종업원 지주회(우리 사주)를 합하면 의결권이 전체의 3분의 2가 된다면서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 교체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사회가 열릴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사회 개최 여부는 이사 7명 가운데 5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롯데그룹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 처한 현실을 반영하듯 30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롯데그룹 본사와 롯데호텔이 흐릿한 도심의 연무에 감싸여 있다.
연합뉴스

신 회장이 지난 28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이미 신 총괄회장을 제외한 5명의 지지를 얻었다. 신 회장이 주주총회 개최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는 점에서 이사회가 주총을 결의할지는 미지수다. 법적인 정당성을 갖춰 본인의 지배력을 확인한 상황에서 굳이 주총을 열어 표 대결이 벌어지는 걸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 후 주주총회를 열여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신 회장 측은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베일 속에 싸여 있는 롯데홀딩스 지분 구조에 대해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는 만큼 롯데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주총에서 정정당당하게 표 대결이 이뤄져야 투명해진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이 자신의 의중을 밝힐지, 또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 등 친족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경영권 분쟁의 향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진실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 반영돼있었느냐는 지적에 대해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를 무리하게 데려가서 벌어진 일”이라는 입장인 반면에 신 전 부회장은 “사태가 벌어진 당일 신 회장이 사무실에 있었으면서도 아버지가 불러도 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권영준 경희대 교수(국제경영학)는 “재벌가의 후계다툼은 과거 정부가 주도한 압축성장 과정에서 있었던 후유증의 하나”라면서 “족벌경영, 폐쇄적 경영, 문어발식 경영, 황제식 경영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번과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김기환·김유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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