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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부자들의 사냥 놀이 규제해야"

입력 : 2015-07-30 16:26:17 수정 : 2015-07-30 16: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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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국민사자’ 세실의 생전 모습
미국 치과의사 월터 팔머가 짐바브웨 ‘국민사자’ 세실을 잔인하게 사냥한 것을 계기로 세계 부유층의 ‘트로피 헌팅’(trophy hunting)을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트로피 헌팅은 밀렵과 같은 상업적 목적이 아닌 사냥물 전시를 위한 과시용 사냥을 말한다.

일간 가디언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영미 언론들은 30일(현지시간) 일제히 트로피 헌팅을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가디언은 “세실 사냥으로 미네소타 치과의사는 미국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인물이 됐다”며 “하지만 트로피 헌팅을 즐기는 이는 팔머만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아들들을 비롯해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유명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미국프로농구협회(NBA) 스타 플레이어 출신 칼 말론 등도 종종 자신들이 아프리카에서 죽인 동물의 사진을 우쭐거리며 뽐낸 적이 많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월터 팔머가 다른 사자를 죽인 뒤 기념촬영하는 모습. 팔머 페이스북 캡처

WP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인용해 남아프리카 국가들은 트로피 헌팅으로 해마다 7억4400만달러(약 8700억원)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를 찾는 약 9000명의 트로피 사냥꾼 중 90%는 미국인이다. 이들은 사냥을 돕는 현지인들에게 건당 평균 2만달러를 지불하는데 팔머의 경우 항게국립공원에 있던 세실을 밖으로 유인해 살해하기까지 40시간 동안 총 5만달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팔머의 자택과 병원 앞, 그리고 소셜미디어에는 ‘트로피 사냥꾼은 겁쟁이들’ ‘밀렵꾼을 기소하라’는 목소리가 가득하지만 트로피 헌팅을 즐기는 부유층은 ‘스포츠’에 불과하며 되레 밀렵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세실 사냥 소식이 알려진 뒤 “이번 사냥은 합법적”이라고 항변했던 팔머는 28일 단골 환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모든 사람이 사냥에 대해 같은 의견을 갖지는 않다는 점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사과의 뜻을 표했다. 짐바브웨 수사당국은 팔머를 안내한 가이드 2명을 입건하고 팔머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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