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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말레이기 피격 국제법정 설치' 무산…러 거부권 행사로(종합2보)

입력 : 2015-07-30 16:11:34 수정 : 2015-07-30 16: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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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 등 11개국 찬성, 중국·베네수엘라·앙골라는 기권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주 상공에서 추락한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여객기 피격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제형사법정 설치 방안이 무산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9일(현지시간) 오후 네덜란드, 벨기에 등 5개국이 안보리에 제출한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제형사법정 설치 결의안을 표결했으나,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됐다.

표결에 참가한 안보리 15개 이사국 가운데 미국, 영국 등 11개국은 찬성했다. 중국과 앙골라, 베네수엘라 3개국은 기권했다.

안보리 결의안은 5대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나라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부결된다.

표결에 앞서 15개 안보리 이사국 외교관들은 피격 여객기 희생자 298명의 명복을 비는 추모 묵념을 했다.

이날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는 예고됐다.

이날 표결에 앞서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가 국제형사법정 설치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놓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즉각 반박 성명을 발표해,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지난 13일 네덜란드와 호주, 말레이시아, 우크라이나, 벨기에 등 5개국은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과 관련, 독립적인 국제형사법정을 설치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했다.

그러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여객기 피격 1주년인 지난 17일 별도의 성명을 내어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참사 사건의 조속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반 총장은 "참사의 고통이 사라질 순 없겠지만, 희생자들의 명예를 위해 진실은 밝혀져야 하며 관련자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네덜란드 등 5개국이 독자적이고 국제적인 조사를 위해 유엔 안보리에 결의안을 제출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피격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별도의 국제형사법정을 세우는 방안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표결을 마친 뒤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유엔대표부 대사는 "우리는 표결에 부쳐진 결의안이 법적 근거가 없고 선례도 없다는 점을 파트너 국가들에 여러 차례 설명하고 대안을 생각할 것을 호소해 왔다"면서 "하지만 결의안 주창자들은 협력하기는커녕 아무런 긍정적 결과가 없을 것을 미리 알면서도 그것을 표결에 부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들(결의안 주창자들)에겐 정치-선동적 목적이 (진상을 규명하는) 실질적 목적보다 더 중요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르킨 대사는 "말레이기 격추 사건은 (안보리 결의가 필요한)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판단할 수 없다"면서 "지난 2001년 러시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공군에 의해 격추됐을 때도 국제형사법정 설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2001년 10월에도 흑해 상공을 비행하던 러시아 투폴례프(Tu)-154M 여객기가 외부 공격을 받아 추락하면서 탑승자 78명 전원이 숨졌다. 사고조사위원회는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공군의 지대공 미사일 S-200에 의해 격추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러시아 측의 주장에 대해 다토 스리 리오우 티옹 라이 말레이시아 교통장관은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위험한 전례를 남겼다고 반발했다.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은 지난해 7월 1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떠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다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주 상공에서 추락해 탑승자 298명이 모두 숨졌다.

서방과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여객기가 친러시아 반군이 발사한 지대공 미사일에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반군과 러시아는 이같은 주장을 반박하며 여객기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은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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